예산제도 혁신 다시 시작하자
파이낸셜뉴스
2026.01.15 18:09
수정 : 2026.01.15 18:36기사원문
국가재정운용계획, 톱다운 예산제도 등 4대 재정개혁이 당시 기획예산처를 중심으로 재정시스템 선진화를 위해 마련되었다. 명시적으로는 재정혁신과 공공혁신 기능을 소관 업무로 규정하지 않고 있지만 중장기 미래전략을 마련하는 기획기능과 성과관리를 강조하다 보면 예산제도 혁신 등 정부개혁의 전도사 기능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거 단순하게 정부의 역할이 국방, 치안, 외교, 사법 등에 한정되던 시절에는 세금을 걷어 그해 지출에 충당하는 게 그리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예산을 들여다보면 세금과 함께 빚(관리재정수지 -109조원) 비중도 상당하며 지출도 미래기술, 보건복지고용 중심으로 예산 단년도주의 원칙을 엄격하게 지키기 어렵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국가재정법은 과거 예산회계법 시절보다 기금, 성과관리, 국가채무를 포괄하고 재정운용의 합리성과 투명성, 성과 중심의 효율성이 강화되었다. 하지만 예산 및 기금운용의 비효율성과 재정의 투명성 부족이 지적되곤 한다. 이 중 예산제도의 비효율성에 초점을 맞춰보자. 예산의 분산편성이 초래하는 사회적 폐해, 시설물의 완공 지연, 사업비 증액의 가속화, 완공 시기의 합리적 예측 불가, 정치적 논리에 의한 신규 사업 남발 등을 방지할 수 있는 예산의 전액 편성이 필요하다.
단년도주의의 예외로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계속비 제도가 2022년을 마지막으로 교통시설 투자에 활용되지 않고 있다. 예산이 정치 과정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다년도 사업의 재원을 안정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사업비 전액편성은 꼭 필요하다. 정치적으로는 수많은 사업을 동시에 수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경제적으로는 이들의 우선순위를 정해 순차적으로 완공해 나가야 한다. 기획예산처가 부활된 2026년, 계속비 제도 혁신부터 다시 시작하자.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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