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장사’까지 하는 이란, 시위 사망자 유족에 730만원 요구

파이낸셜뉴스       2026.01.16 10:06   수정 : 2026.01.16 10:0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란 당국이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숨진 이들의 시신을 유족에게 넘기는 대가로 고액의 금전을 요구하고 있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사례에서는 요구 금액이 저임금 노동자의 월급 수십 배에 달해 유족들이 시신조차 수습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BBC는 15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 치안 당국이 시위 사망자 시신을 반환하는 조건으로 거액의 돈을 요구하는 사례가 전국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부 도시 라슈트에 거주하는 한 가족은 치안 군경이 사망자 시신을 넘기는 대가로 7억토만, 달러로 환산하면 약 5000달러를 요구했다고 BBC에 전했다. 이 가족은 숨진 시위대의 시신 최소 70구가 현지 푸르시나 병원에 보관돼 있다고 덧붙였다.

수도 테헤란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전해졌다. 한 쿠르드계 건설 노동자는 아들의 시신을 찾으러 갔다가 10억토만, 약 7000달러(약 730만원)를 내지 않으면 시신을 인도받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란에서 건설 노동자의 월수입은 보통 100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결국 거액을 마련하지 못해 아들의 시신을 두고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일부 병원들은 시신이 안치되면 유족에게 먼저 연락해 치안 당국이 개입하기 전에 서둘러 시신을 찾아가라고 귀띔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이 시신을 임의로 처분하거나 유족 동의 없이 매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영안실에 난입해 시신을 되찾는 사례도 보고됐다.

한 소식통은 BBC에 “여러 가족이 당국이 시신을 보관하거나 몰래 매장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영안실 문을 부수고 구급차에서 시신을 끌어냈다”고 말했다.

당국이 금전 요구 대신 정치적 협조를 조건으로 내거는 경우도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BBC에 따르면 일부 사망자 가족은 친정부 선전 활동에 참여하면 시신을 ‘무료’로 넘겨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한 희생자 가족은 “친정부 집회에 나가 고인을 ‘순교자’로 내세우라는 요구를 받았지만 이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이란 정권이 반정부 시위를 무차별 총격 등으로 강경 진압하면서 실제 사망자 규모는 공식 발표를 크게 웃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에 기반을 둔 인권 단체인 인권운동가통신에 따르면, 지난 14일까지 18일간 이란 전국 187개 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졌으며 시민과 군경을 포함해 최소 2615명이 숨지고, 시위 참가자 등 1만8470명이 체포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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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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