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방해' 尹 1심서 징역 5년 선고...尹측 "즉각 항소할 것"

파이낸셜뉴스       2026.01.16 16:19   수정 : 2026.01.16 16:18기사원문
특검 징역 10년 구형에도 징역 5년 선고
혐의 대부분 인정됐지만
사후 계엄 선포문 행사와
외신 허위 공보 무죄 받으며 감형
尹 측은 즉각 항소 예정



[파이낸셜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하고 국무위원들의 심의·의결권을 침해하는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다만 사후 비상계엄 선포문 행사와 외신 등에 허위로 공보를 한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인정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백대현 부장판사)는 16일 특수공무집행방해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허위공문서 작성,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먼저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1·2차 체포영장 집행이 모두 정당하다며 체포방해 행위에 따른 혐의가 모두 유죄라고 판단했다.

체포영장 집행 당시, 윤 전 대통령이 국회의 탄핵 소추로 이미 대통령 권한이 정지돼있는 상태였던 점을 강조했다. 형법 110조에 따르면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는 책임자의 승낙 없이는 압수와 수색을 할 수 없지만,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곤 승낙을 거부하지 못한다. 윤 전 대통령이 이미 직무정지가 된 상태였던 만큼, 체포가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박종준 전 경호처장의 영장집행 승낙이 반드시 이뤄졌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헌법에 기재된 대통령 불소추 특권이 형사상 소추만 받지 않고 수사를 제한하고 있지 않다고 해석했다. 수사와 소추가 명백히 구분돼야 하며, 이에 따라 공수처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내란 우두머리 혐의 뿐만 아니라 직권남용죄 수사가 가능하다고 했다.

공수처가 서울서부지법에서 발부받은 체포·압수수색영장의 경우, 12·3 비상계엄과 윤 전 대통령이 거주한 대통령 관저가 모두 용산에 위치해 있어 서부지법 관할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외에도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이 주장한 △변호인 조력권 침해 △외곽 진입으로 인한 영장 기재 지역 외 침범 △군사기밀 장소 불법 채증 등은 모두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대통령으로서 누구보다 헌법 수호 질서 유지 의무가 있음에도 도리어 대통령의 권한을 독단적으로 남용하고 법을 경시하는 태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대통령의 법질서 존중 의무를 저버린 채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경호처 소속 공무원을 이용, 자신에 대한 적법한 영장 집행을 저지하거나 증거 인멸을 시도했고, 대통령의 막강한 영향력을 남용해 체포영장을 집행하는 공무원을 저지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일신의 안위와 사적 이익을 위해 대한민국에 충성하는 공무원을 사실상 사병화한 행위"라며 "정당한 공권력 행사를 무력화시키고 국가 법질서를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에 해당한다. 피고인의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했다.

재판부는 또 윤 전 대통령이 국무위원들의 심의·의결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비상계엄 선포 정족수를 맞추기 위한 최소한의 장관만을 소집한 것이 위법이라는 판단이다. 대통령으로서 비상계엄 선포가 가진 긴급성과 보안성을 위해, 안건없이 출석만을 통지한 것이 예외일 수 없다는 취지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의 공직자 줄탄핵과 부정선거 의혹 등이 비상계엄 선포 전 소집 통지를 하지 못한 것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의 긴급상황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출석을 통보받지 못한 7명의 국무위원들이 계엄선포와 계엄사령관 임명을 심의할 수 없도록 했다"며 "국무회의에 출석해 헌법 질서와 기본권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계엄선포와 계엄사령관 임명 심의에 대한 권리 행사를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또 "계엄선포는 국민의 권익을 다각도로 침해해 다른 수단과 방법이 없는 지극히 예외적 경우에만 선포할 수 있다"며 "대통령 계엄선포에 관해 국무회의 심의를 특별히 명시한 점은 위헌성을 가진 대통령의 국가긴급권에 대한 오남용을 막고 독단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피고인은 계엄선포와 관련해 전례없이 일부 국무위원에게만 소집을 통지해 개최함으로써 헌법이 정한 계엄법을 위반했다"고 했다.

비상계엄 해제 후 계엄 심의가 이뤄졌던 것처럼 작성된 계엄선포문에 대해서도 유죄로 인정했다. 윤 전 대통령의 계엄선포가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부서를 받아 절차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허위 작성한 것이 인정된 것이다. 재판부는 비상계엄 선포 내용과 윤 전 대통령의 서명, 한 전 총리와 김 전 장관의 부서가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 공문서이자 대통령기록물로 봐야한다는 설명이다. 해당 문서 작성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인 12월 6일에 작성됐지만, 비상계엄 당일 작성된 것처럼 기재된 것만으로 허위공문서에 해당한다고 했다.

이로인해 한 전 총리의 절차적 문제 지적으로 계엄 사후 선포문을 파기한 점도 공용서류손상죄로 인정됐다.

윤 전 대통령이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에게 비화폰 기록 삭제를 지시한 부분도 인정됐다. 비록 비화폰 서버가 실제로 삭제되지 않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자신을 향한 수사를 방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시를 한 것이 성립한다고 꼬집었다.

다만 소집됐지만 국무회의 당시 참석하지 못했던 박상우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자원통상부 장관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부분은 무죄로 판단했다. 사후 계엄선포문 행사죄도 무죄로 판단됐다.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해당 문서를 공개하지 않고, 보관했다가 폐기했기 때문에 공공의 신용을 위태롭게 했다고 보지 않은 것이다.

또 윤 전 대통령이 해외홍보비서관 등에게 지시해 '헌정질서 파괴 뜻은 추호도 없었다'는 내용의 PG(프레스 가이던스·언론 대응 정부 입장)를 외신에게 전파하도록한 혐의도 무죄로 인정됐다. 정부조직법 등 관계법령에 따라 대통령실 소속 비서관 등은 대통령 명령에 복종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 주요 이유다. 대통령실 PG가 다른 출처와 함께 보도하기 때문에, 일부 사실관계에 부합하지 않는 내용을 포함하더라도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PG 전파지시를 받은 홍보비서관에게 허위 여부를 판단해 내용을 수정 전달하거나 거부할 의무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은 선고 직전 붉게 얼굴이 상기된 모습으로 경청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즉각 항소 의사를 밝혔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선고 후 취재진과 만나 "기존 대법원 판례에도 어긋나는 법리를 만든 것 같다"며 정치적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최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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