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로토닌이 부족한 남자는 성욕이 높다?

파이낸셜뉴스       2026.01.24 07:00   수정 : 2026.01.24 07: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호르몬은 생명의 진화와 함께 종에서 종으로 전달되고 발전했다. 생명이 존재하는 한 반드시 존재할 화학물질이 있다면 바로 '호르몬'이다. 이런 의미에서 호르몬은 불멸이다.

안철우 교수가 칼럼을 통해 몸속을 지배하는 화학물질인 호르몬에 대해 정확히 알려주고 삶을 좀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낼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세로토닌의 기능 중 가장 흥미로운 것은 성생활에 미치는 영향이다. 성생활은 성호르몬, 도파민, 옥시토신,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 등이 함께 영향을 미친다. 도파민과 성호르몬이 성욕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면 세로토닌은 성욕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쉽게 말하자면 도파민은 섹스를 시작하게 만들고, 세로토닌은 섹스 후 만족감과 행복감을 느끼게 하여 섹스 생각이 더 이상 안 나게 만든다. 원만한 성생활을 위해 이 두 가지는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세로토닌은 여성보다 남성의 성에 더 많이 관여한다. 일반적으로 여성들은 세로토닌 수치가 낮으면 성욕이 감소한다. 그런데 남성의 경우는 오히려 성욕이 늘어난다. 세로토닌 수치가 낮으면 섹스 후 포만감을 주는 신호가 부족해서 성욕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으로 추측한다.

세로토닌이 많다고 좋은 것도 아니다. 너무 많으면 성욕이 감소하고, 발기가 안 될 수 있고, 사정이 너무 빨리 되거나 지연될 수도 있다. 우울증 진단을 받고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저해제’ 를 처방 받은 남성들 중 이러한 성기능 장애를 경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약이 뇌 속 세로토닌의 수치를 높여 나타나는 여러 부작용 중 하나다.

세로토닌과 섹스와의 관계가 이렇게 복잡한 이유는 어떤 수용체와 결합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세로토닌은 수용체에 따라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이 되기도 하고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이 되기도 한다.

보통 뇌에서는 억제성으로 작용하여 흥분을 가라앉히고 평온한 마음을 만드는데 이것은 성욕의 억제를 의미한다. 하지만 일부는 흥분성 수용체와 결합하여 발기를 돕고 오르가슴에 잘 도달하도록 해준다.

이런 복잡한 메커니즘은 세로토신 하나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여러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의 복합작용으로 결정된다. 세로토닌이 성적 취향에 관여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뇌에 세로토닌을 제거한 수컷 쥐는 암·수컷을 가리지 않고 짝짓기 시도를 한다.

세로토닌을 다시 주사하면 원래대로 돌아가서 암컷 쥐에게만 짝짓기 신호를 보낸다. 수컷 쥐와 토끼에게 트립토판이 전혀 없는 음식을 먹이자 수컷에게 올라타는 동성애적 행동을 보였다는 오래된 연구결과도 있다.

하지만 이런 연구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긴 어렵다. 이미 말한 것처럼 성생활은 너무나 다양하고 복잡한 변수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가 중요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세로토닌의 균형이 그만큼 우리의 정신과 건강, 성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고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로토닌 수치를 인위적으로 높이는 약을 복용하지 않는 한 실생활에서 세로토닌이 과다 분비될 확률은 높지 않다. 오히려 스트레스, 과로, 수면부족, 야외 활동 부족, 힘든 인간관계 등에 시달려서 세로토닌 분비가 감소할 확률이 높으므로 스트레스를 즉각즉각 해소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 기분을 전환하려고 의도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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