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투자 안하면 반도체 100% 관세"… 韓기업 "부담 늘라" 비상
파이낸셜뉴스
2026.01.18 18:26
수정 : 2026.01.18 18:26기사원문
美, 반도체 관세로 공장 신설 압박
대만 수준 적용 깨고 美 "별도 합의"
대만, 美에 5000억달러 투자 합의
美공장 지으면 생산량 2.5배 면세
■美 "미국에서 안 만들면 100% 관세"
미국 경제매체 시킹알파에 따르면 미국의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사진)은 16일(현지시간)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뉴욕주 시러큐스 인근 신공장 착공식에 참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8월 6일 발표에서 수입 반도체에 100% 관세를 부과한다고 경고했으나 이를 실행하지는 않았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10월 29일 '상호관세' 협상에서도 반도체 관세를 확정하지 않았다. 당시 미국은 한국에 반도체 관세 부분에서 대만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수준의 관세를 적용한다고 약속했다.
한동안 잠잠하던 트럼프 정부는 지난 14일 반도체 관세를 다시 꺼냈다. 트럼프는 대통령 포고문에서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미국으로 수입되는 반도체 중 인공지능(AI) 및 컴퓨팅 기반 시설에 쓰이지 않는 제품에 25% 품목별 관세를 추가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미국을 경유해 다른 국가로 환적되는 반도체에도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정부는 15일 대만과 상호관세 협상에서 마침내 구체적인 반도체 관세 조건을 드러냈다. 미국은 이날 합의에서 대만 제품에 적용하는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기로 약속했다. 그 대신 대만 기업과 정부는 미국에 각각 2500억달러(약 368조원)의 투자를 추가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에 따르면 미국에 새 반도체 공장을 짓는 대만 기업은 시설을 짓는 동안 생산능력 대비 최대 2.5배에 달하는 물량에 적용되는 품목별 관세를 면제받을 예정이다. 초과분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우대율이 적용된다. 아울러 이미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완공한 대만 기업은 해당 시설의 생산능력 대비 1.5배에 해당하는 반도체 물량까지 품목별 관세 없이 미국에 수입할 수 있다.
■美, 면세 대가로 반도체 공장 요구
대만 최대 반도체 기업 TSMC의 황런자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5일 미국 경제매체 CNBC와 인터뷰에서 이번 합의에 따라 미국 애리조나주에 진행 중인 신공장 투자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AI 산업의 대전환에 강한 확신을 품고 있기에 대만과 미국에서 자본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현재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공장 6개를 완공했거나 증설할 예정이다. 매체는 TSMC가 미국과 합의를 통해 반도체 공장 5개를 더 지을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생산비중이다. 러트닉은 15일 경제매체 CNBC와 인터뷰에서 이번 합의로 "TSMC의 (미국 생산) 규모가 두 배가 되는 것"이라며 "그들은 (애리조나) 부지에 인접한 수백만 에이커의 땅을 방금 매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TSMC뿐 아니라 반도체 생산과 연관된 대만 기업들까지 "수백개의 기업이 이곳에 오게 될 것"이라면서 "대만 전체 (반도체) 공급망과 생산량의 40%를 미국으로 가져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에 대만의 궁밍신 경제부장(장관)은 16일 발표에서 러트닉의 40% 발언에 대해 "어떻게 계산했는지 모르겠다"며 "대만은 여전히 반도체 생산 요충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합의로 대만 내 반도체 생산이 급감한다는 우려에 대해 양국의 반도체 생산비중을 5㎚(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첨단 공정으로 추산할 경우 대만과 미국의 산업능력 비중이 2030년 85대 15, 2036년 80대 20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TSMC의 황런자오는 15일 컨퍼런스콜에서 2㎚ 이하 첨단 신규 공장의 30%는 미국에 건설된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이 대만처럼 한국 기업에도 면세 조건으로 공장 신설을 요구할지는 알 수 없다. 트럼프 정부 관계자는 16일 한국 매체를 통해 대만과 합의를 한국에도 적용하느냐는 질문에 "국가별로 별도의 합의"를 한다고 답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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