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독점은 없다… "中 희토류 패권, 길어야 15년"

파이낸셜뉴스       2026.01.18 18:58   수정 : 2026.01.18 18:58기사원문
'희토류 무기화' 만든 中
전세계 희토류 60% 중국에서 채굴
정제·가공 시장은 90% 통제 '결정적'
환경오염·막대한 비용 감내한 투자
40년 전부터 공급망 독점 토대 구축
'탈중국' 머리 맞대는 G7
AI·반도체 등 첨단기술로 협상 주도권
가격 경쟁력 무너뜨릴 하한선 도입 논의
아프리카·호주 광산개발 등 생산 다변화
"2040년 中 점유율 23%까지 하락" 경고

중국 국무원 산하 싱크탱크 중국사회과학원(CASS)의 가오링윈 연구원은 13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를 통해 중국산 희토류를 견제하려는 주요 7개국(G7)을 비난했다. 그는 미국이 진영 중심으로 핵심 광물 공급망 안보를 구축하려는 시도는 실행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성공 가능성도 작다고 주장했다. 그는 희토류 산업이 단순 채굴을 넘어 정제와 최종 사용 단계까지 복잡한 가치 사슬이 얽힌 분야라며 "공급망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려면 제한적인 지리적 혹은 정치적 틀 안에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모든 당사자의 진정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방 기관과 매체들도 이에 동의하고 있다. 중국은 앞으로 최소 5년, 길면 15년 정도는 시장을 지배할 것으로 추정된다.

■中, 1980년대부터 희토류 패권 준비

희토류는 주기율표에서 17종의 금속 원소를 묶어서 부르는 용어로 반도체 생산과 최첨단 전자기기 등에 반드시 필요한 원자재다. 이름과 달리 지구상에 다수 매장되어 있다. 다만 일반적으로 방사능이 나오는 우라늄 등 다른 광물과 붙어있어 채굴 작업에서 특정 희토류를 골라내고 이를 화학적으로 분리하려면 막대한 인건비와 처리 비용, 환경 오염이 발생한다. 그러나 중국은 권위적인 정부 탓에 인건비와 환경 부담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희토류를 생산 중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중국의 생산 점유율은 세계 희토류 채굴 및 정제 시장에서 2024년 기준으로 각각 59%, 91%에 달했다. IEA는 지난해 10월 보고서에서 중국이 2030년에도 채굴·정제 시장에서 각각 51%, 76%를 차지해 시장을 주도한다고 예측했다.

미국 공영 NPR방송은 지난해 7월 보도에서 중국이 1960년대부터 희토류의 전략적 가치를 알아챘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1964년에 내몽골 자치구 바오터우에서 세계 최대 희토류 광산을 발견했고, 1970년대에 염산으로 저렴하게 정제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1973년 석유 파동을 겪은 중국은 자원을 무기로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중국의 덩샤오핑 전 국가주석은 1981~1985년 5개년 경제 개발 계획에서 희토류 생산 증대를 지시했으며, 1980년대에 100개 이상의 희토류 정제 시설을 건설했다. 중국은 1986년에 이미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 국가가 되었다. 덩샤오핑은 1992년에 "중동에는 석유가 있고 중국에는 희토류가 있다"고 선언했다.

■지리·기술·생태계 부분에서 유리

희토류의 위상은 1983년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일본 스미토모특수금속이 네오디뮴을 이용한 영구 자석을 개발하고, 각종 전자 제품에 해당 자석이 널리 쓰이면서 급격히 올라갔다. 중국은 GM이 1995년 희토류 사업부를 매각할 당시 주요 설비를 가져오면서 희토류 자석 업계를 주도했다. 이어 중국은 2010년 일본과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토 분쟁에서 일본행 희토류 수출을 막아 희토류를 정치·외교적 무기로 사용했다. 중국은 지난해 4월과 10월에 미국과 무역 전쟁에서 다시 희토류를 협상 수단으로 꺼냈다.

서방 진영에서는 중국의 자원 공격에 맞서기 위해 최근 희토류 산업에 다시 뛰어들었지만, 전망이 밝지 않다. 지난해 11월 미국 정치매체 디플로맷은 중국이 희토류 경쟁에서 △지리 △기술 △산업 생태계 면에서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우선 희토류 자체는 지구 표면에서 다수 발견되지만, 17종 중 첨단 산업에 주로 쓰이는 무거운 중(重)희토류(HREE) 9종은 대부분 중국에 묻혀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세계 HERR 매장량의 90%는 중국에 있고, 정제 설비의 99%가 중국의 통제 아래 있다. 아울러 디플로맷은 서방 기업들이 과거 비용과 환경 문제로 희토류 산업에서 철수하면서 관련 기술에서 뒤처졌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내 39개 대학에 희토류 관련 프로그램이 개설되어 있으나 미국과 유럽의 대학에는 그러한 전문 과정이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의회 청문회에 출석한 현지 광산 업계 관계자들은 미국에서 희토류를 캐면 규제가 너무 심하고 중국산과 가격 경쟁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완성차 기업 등 최종 소비자들이 장기 구매 계약으로 수요를 보장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서방, 中 막으려면 기술·가격으로 뭉쳐야

다만 중국도 약점은 있다. 디플로맷은 현재 중국이 희토류 영구 자석 생산의 약 90%를 담당하고 있지만 가치 사슬 전체를 통제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전기차 모터와 첨단 방위 제품에 필수적인 네오디뮴 자석의 특허권은 여전히 미국과 일본이 쥐고 있다. 아울러 중국은 희토류 자석 생산에 필요한 핵심 정밀 장비들을 독일과 일본에서 수입한다. 만약 서방이 연합해 중국으로 가는 첨단 기술과 장비를 막으면 중국의 희토류 생산을 견제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반도체 등 다른 분야에서 중국의 '기술 굴기'를 방해하여 희토류 협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

동시에 디플로맷은 중국산 HREE의 약 절반이 미얀마와 접한 국경 지대에서 나온다고 지적했다. 해당 지역은 미얀마 군부와 연계된 국경수비대와 카친독립군 등 무장 단체들이 통제하고 있지만 사실상 무법 지대에 가깝다. 서방이 해당 지역의 분쟁을 명분으로 중국산 희토류 자석에 2차 제재를 가하면 중국 희토류 산업 내 혼란이 예상된다.

서방은 우선 중국산 희토류의 가격 경쟁력을 공격할 계획이다. 12일 미국에서 모인 G7 재무장관들은 서방 희토류 산업 보호를 위해 희토류 가격 하한선 도입을 논의했다고 알려졌다.

중국도 서방의 본격적인 견제에 긴장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 아래 또 다른 싱크탱크인 중국과학원(CAS)은 지난해 3월 발표에서 "첨단 기술 분야와 친환경 산업의 필수 광물 원자재인 희토류 생산에 대한 중국의 장악력이 매우 약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CAS는 중국이 현재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62%를 차지한다고 진단한 뒤, 10년 뒤인 2035년이 되면 점유율이 28%로 줄어든다고 예측했다. 연구팀은 "2040년에는 중국의 점유율이 23%까지 하락해 기존의 지배적 위치를 완전히 상실하게 된다"면서 "아프리카와 호주가 추가적인 채굴에 성공하면서 구조적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40년 희토류 생산의 지역별 점유율은 러시아 16%, 중국 제외 아시아 15%, 북미 15%, 남미 13%, 오세아니아 10%, 아프리카 6%, 그린란드 2%, 유럽 2%로 예측됐다.



pjw@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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