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색과 패턴이 뿜어내는 '치유 에너지'

파이낸셜뉴스       2026.01.19 18:37   수정 : 2026.01.19 18:55기사원문
야요이 쿠사마 'Pumpkin(AAT)'

2025년 10월, 스위스 바젤에 위치한 파운데이션 바이엘러(Foundation Beyeler)에서는 일본 작가 야요이 쿠사마의 70년 이상 예술 경력을 총망라하는 전시가 열렸다.

전시는 회화, 조각, 설치, 드로잉, 콜라주, 해프닝, 라이브 퍼포먼스, 패션, 문학 등 다양한 예술 매체를 넘나들었던 작가의 예술세계를 조명하며 폐막일인 지난 25일까지 모든 티켓이 매진되는 등 화제가 됐다.

이처럼 많은 이들이 찾아오게 만들고 기다리게 할 만큼 매력적인 야요이 쿠사마의 예술세계는 어린 시절부터 겪은 정신적 환영과 환시가 예술로 치환된 것이다.

그 결과 그녀의 작업은 반복적인 패턴과 구조를 보이며 특유의 도트 무늬와 무한히 확장되는 세계가 특징으로 여겨진다. 특히 자서전을 통해서도 밝힌 바 있듯이 어린 시절부터 치유의 대상이 되어주었던 호박은 작가를 대신하는 소재로써 작품에 등장한다.

1999년에 제작된 'Pumpkin(AAT)'는 야요이 쿠사마 작품의 특징과 그녀를 상징하는 도상인 호박의 이미지를 모두 품고 있다. 캔버스 1호 사이즈에 그려진 아담한 크기의 작품이지만 블랙과 옐로우 컬러의 조합이 시선을 강하게 사로잡는다. 그리고 확장해 나가는 그물망 앞에 도트 무늬로 쌓아 만든 호박이 중심을 차지한 채 에너지를 드러낸다.


작가 내면의 감정을 담은 호박은 이 작품에서 납작한 모양으로 표현되었다. 단단하고 울퉁불퉁한 껍질의 외관은 화폭으로 그대로 옮겨오면서도 선명한 노란색을 띠는 속의 색감으로 전체를 감싸 강인하면서도 따스한 느낌이 두드러진다.

대중에게 호박이라는 이미지와 함께 동시대 예술의 아이콘으로 자리한 야요이 쿠사마. 만 96세의 고령임에도 에너지를 잃지 않고 새로운 작품 제작을 이어 나가고 있기에 오늘도 확장되고 있을 그의 예술 여정은 많은 미술 애호가들의 기대감을 높인다.

이현희 서울옥션 아카이브팀장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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