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거면 당첨은 왜" 어느 신혼부부의 분노

파이낸셜뉴스       2026.01.20 15:25   수정 : 2026.01.20 15:55기사원문
금융위 상대로 헌법소원 및 효력정지가처분 신청
신혼부부특별공급 물량 늘었지만
대출 규제에 저소득 신혼부부 '무용론'

[파이낸셜뉴스] 20일 입주가 시작된 서울 송파구 잠실르엘. 신축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 속에 입주권이 연일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지만, '신혼부부특별공급'으로 청약에 당첨된 한 부부는 약 4억원에 달하는 계약금을 날릴 위기에 놓였다. '6·27 대출 규제' 이후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묶이면서 자금 조달이 막혔기 때문이다.

이 부부는 지난해 8월 진행된 잠실르엘 청약에서 '신혼부부특별공급 우선공급'으로 당첨됐다.

2025년 태어난 신생아를 포함해 자녀 3명을 둔 가구로, 신혼특공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는 사례다.

당첨된 주택은 전용 74㎡, 분양가는 약 18억원 수준이다. 부부는 계약금(20%)을 자력으로 마련했고, 시공사 집단대출로 중도금(50%)도 충당했다. 그러나 잔금(30%)을 위한 대출을 실행하려면 중도금 대출을 먼저 상환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달 안에 잔금을 치르지 못할 경우 계약금도 돌려받을 수 없다.

결국 부부는 금융위원회를 피청구인으로 하는 헌법소원과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들은 "주택담보대출의 최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한 규제는 평등권과 재산권, 계약체결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며 취소 결정을 구했다.

이 사례는 부동산 안정화 대책과 신혼부부 특별공급 제도가 구조적으로 충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소득과 자산 기준을 충족하는 가구에 주택을 우선 공급해 저출생 극복과 주거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정부는 지난해 2월 민간 신혼부부 특별공급 비율을 전체 건설 물량의 18%에서 23%로 확대했고, 신생아 가구에 배정되는 물량도 10% 늘렸다.

하지만 제도는 '당첨 전'까지만 신혼부부를 배려한다. 특별공급 우선공급의 소득 기준은 세대 월평균 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평균의 100%(맞벌이 120%) 이하, 일반공급도 140%(맞벌이 160%) 이하에 불과하다. 낮은 소득이 당첨 요건이 되지만, 당첨 이후에는 대출 심사에서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하는 구조다.

게다가 서울 평균 분양가는 15억원 안팎까지 치솟았다. 결국 부모로부터 자산 지원을 받거나 상당한 현금을 보유한 가구만이 '당첨 이후'를 버틸 수 있다. 자금 여력이 없는 신혼부부가 고금리 사채 시장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물론 부동산 시장 과열과 가계부채 관리라는 정책 목표를 고려하면 대출 규제의 필요성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제도 간 충돌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다면 보완은 불가피하다. 신혼부부·신생아 특별공급에 한해 대출 규제 예외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



going@fnnews.com 최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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