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 남성암 1위로 "고령사회 '암' 지형이 바뀐다"
파이낸셜뉴스
2026.01.20 12:00
수정 : 2026.01.20 10:47기사원문
65세↑ 발생 암 50% 넘겨, 고령화 현상 뚜렷해
암 발생 패턴, 고령 인구 증가와 밀접한 연관성
조기발견의 힘, 4기암 비중 19% 아래로 내려가
암 유병자 273만명, 전국민 중 5%가 암 경험해
[파이낸셜뉴스]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에서 전립선암이 처음으로 남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 1위를 차지했다. 고령화가 본격화된 한국 사회에서 암 발생 구조 자체가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변화로 해석된다.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은 20일 열린 암등록통계 발표에서 “남자에서는 처음으로 전립선암이 발생 암 1위가 됐다”며 “이 추세는 25년 가까이 지속돼 온 변화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고령화가 만든 변화 “65세 이상이 암 발생의 절반”
남성에게 발생하는 암 중 전립선암이 1위가 된 배경에는 급속한 고령화가 있다. 양 원장은 “65세 이상에서 발생하는 암이 이미 50%를 넘었다”며 “암 발생 패턴은 고령 인구 증가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전립선암은 70대 이상 남성에서 가장 흔한 암으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발생 비중이 급격히 커진다. 그는 “전립선암은 예후가 좋은 암이지만, 고령암이기 때문에 장기 생존자 수는 줄어들 수 있다”며 단순한 발생 증가와는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양 원장은 또 “국민이 평생 암에 걸릴 확률은 남성은 2명 중 1명, 여성은 3명 중 1명”이라며 “이제 암은 특정 계층의 질병이 아니라 전 국민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번 통계에서는 암종별 명암도 뚜렷했다. 증가하는 암은 전립선암, 유방암, 갑상선암, 췌장암이었고, 위암·대장암·간암·자궁경부암은 감소 추세를 보였다.
이에 대해 양 원장은 “위암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관리와 검진 확대로 줄고 있고, 대장암도 내시경을 통해 전암 병변을 제거하면서 감소하고 있다”며 “간암 역시 1985년부터 시행된 간염 백신의 효과로 뚜렷하게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궁경부암에 대해 그는 “이제는 10위권 밖으로 밀려 희귀암으로 간주할 정도로 감소했다”며 국가 검진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았다.
조기 발견의 힘 “4기암 비중, 처음으로 19% 아래로”
한국 암 관리의 가장 큰 성과로는 조기 진단이 꼽혔다. 양 원장은 “국소암 비율이 45%에서 52%까지 증가했고, 원격 전이가 있는 4기암 비율은 드디어 19% 밑으로 내려갔다”고 밝혔다.
위암의 경우 검진 수검률이 77%까지 올라가면서 73%가 조기에 발견되고 있고 대장암과 유방암 역시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초기에 발견되는 비율이 높다. 그 결과 한국 암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은 73.7%로 상승했다. 양 원장은 “10명의 암 환자 중 7명 이상이 5년을 넘게 생존하고 있다”며 “작년보다도 더 향상된 수치”라고 말했다.
국제 비교에서도 한국의 암 관리 성과는 두드러졌다. 양 원장은 “위암·대장암·유방암 모두 발생 대비 사망률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전체 암을 합쳐서 보더라도 대한민국의 암 발생 대비 사망률은 세계 최저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를 두고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가 함께 추진해 온 국가 암 관리 사업의 성과가 세계적으로 입증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한편 암을 경험한 국민, 즉 암 유병자는 273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5.3%에 달했다. 양 원장은 “전 국민의 5%가 암을 경험한 사회가 됐다”며 “복지부와 함께 암 유병자 관리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5년 이상 생존해 사실상 완치로 볼 수 있는 환자가 62%에 이른다”며 “이제 암은 치료를 넘어, 장기 관리와 삶의 질을 함께 고민해야 할 단계”라고 덧붙였다.
이중규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이번 통계는 조기검진과 치료성과로 암 생존율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음을 객관적 수치로 보여준 사례다”라며 “고령사회에 따른 암 부담 증가에 대응해 암 예방, 및 조기진단 중심의 암관리 정책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