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홍장원 비화폰 삭제' 박종준 첫 재판..."통상적 보안조치" 혐의 부인

파이낸셜뉴스       2026.01.20 15:04   수정 : 2026.01.20 15:04기사원문
행위 자체는 인정..."로그아웃 시 삭제되는 줄 몰라"



[파이낸셜뉴스]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의 비화폰 정보를 삭제한 혐의로 기소된 박종준 전 대통령 경호처장이 첫 재판에서 "고의적인 증거 인멸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처장은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류경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증거인멸 혐의 첫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에 앞서 피고인과 검찰(특검) 양측의 입장을 확인하고 향후 심리 계획을 정하는 절차로, 피고인 출석 의무는 없지만 박 전 처장은 이날 직접 법정에 나왔다.

박 전 처장 측은 "특검 공소장에 기재된 행위 자체는 인정한다"면서도 "홍 전 차장의 비화폰을 로그아웃한 것은 통상적인 보안 조치"라고 항변했다.

또 "홍 전 차장의 비화폰을 로그아웃했을 때 사용자 계정을 삭제한다는 인식이 없었다"며 "비화폰 통화 내역 등이 삭제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고의성 여부를 다투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 전 처장은 '비화폰 처리와 관련한 구체적인 규정이 있었느냐'는 재판부 질문에 "(규정에)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조태용 전 국정원장의 국정원법 위반 등 혐의 사건과 박 전 처장 사건의 병합 가능성도 언급했다. 조 전 원장 사건은 같은 재판부가 심리 중이다.

재판부는 "조 전 원장 사건에서 홍 전 차장 비화폰 관련 부분의 공소사실이 겹친다"며 "두 사건을 병행하거나 병합해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29일 조 전 원장 사건의 2회 공판준비기일에서 병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비밀로 지정된 증거가 다수 포함된 점을 고려해 재판 중계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재판부는 "비화폰 관련 기록 등 비밀로 분류된 증거들이 제출되면 중계를 중단하거나, 중계를 하더라도 서면 정보가 현출되지 않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며 "비밀로 분류된 서증이 현출되면 그것만 주의해서 잠깐 중단하거나 하겠다"고 말했다.

박 전 처장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 전 대통령과 홍 전 차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의 비화폰 정보를 '원격 로그아웃' 방식으로 임의 삭제한 혐의를 받는다.

내란·외환 특별검사팀(조은석 특검)은 박 전 처장이 내란 관련 증거를 인멸할 고의를 갖고 이 같은 행위를 했다고 판단해, 지난해 12월 증거인멸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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