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면허 취소 후 분식집 차렸지만…50대 가장 죽음에 의사회 ‘분노’

파이낸셜뉴스       2026.01.21 08:15   수정 : 2026.01.21 10:4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면허가 취소된 50대 의사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 사건을 계기로 전남도의사회가 면허취소법을 전면 개정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의료기관 이중개설' 위반으로 면허 취소


20일 전라남도의사회와 경찰 등에 따르면 경기도에서 개원의로 일하던 50대 의사 A씨는 최근 전남 무안군 청계면 인근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채로 발견됐다. 그가 남긴 유서에는 의사 면허가 취소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도의사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50대 가장의 마지막 소망은 고향 땅 전남 무안의 작은 면 소재지에서 이웃을 돌보며 남은 여생을 봉사하는 것이었다"며 "그러나 그 꿈은 면허 재교부 거부라는 벽 앞에 무참히 꺾였고, 의사는 스스로 생을 마감해야 했다“고 밝혔다.

의사회는 "고인은 후배의 개원을 돕다 '의료기관 이중개설 위반'이라는 법의 굴레에 갇혔다"며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거나 중대한 윤리적 범죄를 저지른 것이 아니었음에도 법은 의사 면허를 앗아갔고 수년간 피땀 어린 매출액을 전액 환수했다"고 고인의 사정을 설명했다.

3년 뒤 면허 재교부 신청했지만 3차례 거부...의사회 "정의 아닌 폭력" 주장


이어 "3년의 면허 취소 기간 고인은 작은 분식집 운영하며 생계를 꾸려왔으나 모든 행정처분이나 매출액 환수를 다 마친 후에도 의사로의 복귀는 거부됐다"며 "세 차례나 이어진 면허 재교부 신청은 번번이 거부됐다. 재기하려는 인간의 영혼에 내린 사형 선고"라고 비판했다.

또 "의료와 무관한 모든 생활 범죄까지 면허를 박탈하는 현행 면허 취소법을 즉각 개정해야 한다"며 "법의 취지가 의료인 윤리 의식을 높이는 데 있다고 한들 한 가정을 파탄 내고 의사를 죽음으로 내모는 지금의 방식은 정의가 아니라 명백한 폭력"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보건복지부는 규정 위반과 졸속 운영으로 고인을 벼랑 끝으로 내몬 책임을 인정하고 사죄하라"며 "면허 재교부 절차를 투명하게 개선하고 죗값을 치른 이들에게 최소한의 재기 기회를 보장하라"며 보건복지부의 행정처분심의위원회 책임 인정과 사죄를 요구했다.

한편 경찰은 A씨의 사망에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결론 내리고 조만간 내사 종결할 예정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