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아만 마셔도 기침 뚝, 소화 쑥...천연 효소 보충제 ‘겨울 무’
파이낸셜뉴스
2026.01.22 18:11
수정 : 2026.01.22 19:42기사원문
겨울바람이 매서워지면 기침과 가래로 고생하는 이들이 부쩍 늘어난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면역력과 호흡기 기능이 함께 약해지면서, 예전 같으면 가볍게 넘겼을 증상들이 더 길고 고통스럽게 이어지곤 한다.
이럴 때일수록 약에만 의존하기보다 우리 몸의 균형을 자연스럽게 돕는 제철 음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의학에서 무는 '하기(下氣) 작용'이 탁월한 식재료로 꼽힌다. 하기란 기운을 아래로 내려준다는 뜻이다. 자연의 이치와 마찬가지로 인체 역시 기의 상승과 하강이 균형을 이루어야 건강을 유지한다. 만약 폐의 기운이 아래로 내려가지 못하고 위로 치솟으면 숨이 얕아지고 기침이 잦아진다.
이를 '폐주숙강(肺主肅降)'이라 하는데, 무는 바로 이 내리는 힘을 도와 호흡을 편안하게 만든다. 또한 무에는 천연 소화제라 불리는 효소인 '디아스타제'가 풍부하게 들어 있다. 밥과 면 위주의 식생활을 하는 한국인에게 무는 탄수화물 분해를 돕는 최고의 조력자다.
나이가 들수록 체내 효소의 양이 줄어드는 것을 고려하면, 겨울 무는 단순한 채소를 넘어선 천연 효소 보충제인 셈이다. 특히 김장철 무를 넉넉히 사용하는 우리네 풍습은 소화력을 높이고 발효를 돕는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결과이기도 하다.
겨울철 호흡기 건강을 위한 최고의 식치(食治) 처방으로는 무와 배의 조합을 들 수 있다. 무가 가래를 삭이면 배가 이를 깨끗이 씻어내는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가정에서 활용하기 좋은 방법은 '무 주스'다. 배 반 개(약 300g)와 같은 양의 무를 준비해 찜기에 살짝 익힌 뒤 즙을 내어 마시는 방식이다.
본래 무의 소화 효소는 열에 약해 생으로 먹는 것이 좋으나, 기관지를 부드럽게 하고 기운을 보강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살짝 익혀서 섭취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음식으로 병을 다스린다는 '식치'는 약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몸의 자생력을 기르는 과정이다. 올겨울, 흔하디흔한 무 한 토막에 담긴 산삼의 기운으로 깊어가는 겨울의 호흡을 다스려보길 권한다.
한진우 인산한의원 원장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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