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공무원 죽음으로 몰아 넣은 '국외여비 기준'...28년째 제자리

파이낸셜뉴스       2026.01.23 12:59   수정 : 2026.01.23 12:59기사원문
'항공료 부풀리기 의혹' 수사 받던 경기도의회 직원 사망
공무원 국외출장 식비 28년 전, 숙박비 10년 전부터 동결
경기도청노조 "현실에 맞는 국외여비 기준 마련 요구"

【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지방의원의 국외출장 항공료 부풀리기 의혹으로 수사를 받던 경기도의회 직원이 숨진채 발견된 가운데, 경기도청 공무원들이 "과거에 머물러 있는 국외여비 기준 때문에 책임은 왜 현장 공무원이 져야 하는가"라며 국민권익위 조사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23일 경기도청 공무원노조에 따르면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2025년 8월 전국 지방의회 국외연수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다수 지방의회에서 여비 규정 위반과 항공료 부풀리기 등 예산 오남용 사례가 확인됐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에 대해 공무원 노조는 "이번 조치가 과연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짚은 것인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현장 공무원들이 지적하는 핵심은 '제도의 현실 부적합성'"이라며 "현재 공무원 국외여비 기준은 식비가 1998년, 일비는 2000년, 숙박비는 2015년 이후 사실상 동결돼 물가 상승과 환율 변동 등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외 출장에 참여한 공무원들은 정해진 기준 안에서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어려워 부족한 비용을 사비로 충당하거나 최소 비용으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구조적 압박에 놓여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러한 제도적 한계에 대한 검토나 개선 노력 없이, 결과만을 기준으로 관련 기관과 담당자들을 대거 경찰에 고발했다"며 이는 개인의 일탈이 아닌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사안을 공무원 개인의 범법 행위로 단정 짓는 처사라는 지적이다.

현장에서도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기준을 정해 놓고 그 책임을 전부 실무자에게 떠넘기는 것은 정의에도 상식에도 맞지 않는다"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경기도청 공무원노조는 이번 사태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하며, 사후 처벌 중심의 행정이 아닌 제도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인사혁신처와 행정안전부 등 관계 부처에 현실에 맞는 국외여비 기준 마련을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행정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경기도의회에 대해서도 연찬회 및 국외 일정에 집행부·공공기관·상임위 직원들의 불필요한 동행을 중단하고, 실무 공무원에게 부당한 지시를 강요하는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을 것을 촉구했다.

경기도청 공무원 노조는 "제도의 미비로 인해 공무원 개인을 희생양으로 삼는 방식에는 단호히 대응하겠다"며 "조합원의 권익 보호와 공직 사회의 정의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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