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검사 결과 정상이라더니”…자궁경부암 4기로 사망한 女
파이낸셜뉴스
2026.01.24 07:40
수정 : 2026.01.24 07:4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자궁경부암 검진에서 정상 판정을 받았던 영국의 한 여성이 오진으로 인해 치료 시기를 놓쳐 사망한 사연이 전해졌다. 유가족은 자궁경부암 예방 주간을 맞아 의료 현장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재발 방지를 호소했다.
영국 매체 미러 등 외신에 따르면 슈루즈버리에 거주하던 케리 퓨는 수년간 비정상적인 출혈 증세로 자궁경부암 선별검사를 받았다.
병원 측 세포 검사 음성으로 잘못 판독…환자 정밀 검사 받지 못해
해당 병원 측은 이후 의료 과실을 인정했다. 병원은 2018년 6월 시행한 자궁경부 세포검사가 음성으로 잘못 판독돼 환자가 정밀 검사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당시 결과가 정확했다면 전문 검사를 통해 1기 자궁경부암으로 진단돼 근치적 자궁적출 수술로 생존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라는 점도 시인했다.
퓨는 과거 자궁경부 병변으로 세포 제거 시술을 받았으며, 암과 연관된 고위험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도 확인된 상태였다. 2017년경부터 성관계 중 출혈 등 이상 증세가 반복됐으나 원인을 찾지 못했다. 병원 측은 2018년 8월 말 이전에 진단됐다면 통계적으로 질병이 "완치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퓨의 사망 후 남편 스티븐 퓨는 병원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고, 병원 측은 진단 지연과 검사 보고 과정의 기준 미달을 공식 인정했다. 스티븐은 "종양이 비누 한 개 크기였다는 말을 들었을 때, 이미 오랜 시간 자라고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내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끝까지 아이들을 먼저 걱정했다"고 토로했다.
병원 최고경영자는 최근 공식 입장을 내고 "당시 검사 보고 과정이 병원이 지향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 유가족에게 사과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해당 검진 서비스는 운영하지 않지만, 이 사연을 교훈 삼아 전반적인 검사실 서비스의 질 개선에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자궁경부암, 수년에 걸쳐 전암 병변과 암으로 발전
자궁경부암은 자궁 입구인 자궁경부에 생기는 악성 종양으로, 주원인은 고위험 HPV의 지속 감염이다. HPV는 성접촉으로 전파되는 흔한 바이러스로 대부분 자연 소실되지만, 일부는 수년에 걸쳐 전암 병변과 암으로 발전한다. 진행 속도가 비교적 느려 조기에 발견하면 예후가 좋은 편이다.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으나 병이 진행되면 성관계 후 출혈, 비정상적 질 출혈, 골반 및 허리 통증 등이 동반될 수 있다. 1기에서는 수술로 완치가 가능하지만, 3~4기로 넘어가면 방사선·항암 치료가 필요하며 생존율도 급격히 떨어진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국내 자궁경부암 발생률은 2009~2013년 인구 10만 명당 16.7명에서 2014~2018년 14.2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2022년 기준 15~34세 여성의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5명으로 집계돼 갑상선암, 유방암, 대장암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30~40대 젊은 층에서도 발병이 잦아 사회적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 정기 검진과 HPV 백신 접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세포검사나 HPV 검사로 전암 단계에서 병변을 확인하면 간단한 시술만으로도 암으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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