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총리, 미 부통령에 "대북 관계 해법 위해 특사 파견" 전격 제안

파이낸셜뉴스       2026.01.24 11:15   수정 : 2026.01.24 12:31기사원문
"北과 관계개선, '트럼프 온리'…밴스 부통령에 방한 공식 요청"

[파이낸셜뉴스] 김민석 국무총리가 미국 차기 행정부의 핵심 인사인 J.D. 밴스 부통령을 만나 교착 상태에 빠진 대북 관계의 해법으로 ‘특사 파견’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23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 고위급 회담에서 밴스 부통령은 먼저 김 총리에게 한국 정부의 대북 식견과 조언을 구했다. 미국 신행정부 출범 이후 한반도 정책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주도적인 경험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총리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단순한 관망보다 직접적인 소통 채널 가동이 시급하다”며, 미측에 대북 특사 파견을 전격 제안했다. 이는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하되, 한국이 능동적으로 대화의 물꼬를 트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밴스 부통령이 김 총리의 제안을 매우 경청했으며, 향후 한미 간 긴밀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번 제안이 실제 특사 파견으로 이어질 경우, 2026년 상반기 한반도 정세에 중대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김 총리는 이날 밴스 부통령과 만난 뒤 주미한국대사관에서 가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북한과의 관계 개선 의사와 능력은 '트럼프 온리'(트럼프 대통령만) 갖고 있다"고 전제하며 밴스 부통령에게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관세협상 이행, 북미 관계 개선

김 총리는 이날 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합의된 관세협상의 신속한 이행을 강조했다. 특히 조선 산업 협력과 핵추진잠수함, 원자력 재처리 문제 등 한국의 핵심 안보 관심사를 가감 없이 전달했다. 이에 밴스 부통령은 "미국 내 관료적 지연이 있다"고 인정하며, 향후 구체적인 기간을 정해 계획을 실현해 나가자고 답했다.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한 조언을 구한 밴스 부통령의 질문에 김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만이 관계 개선의 의사와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미국의 특사 역할을 확장해 북한에 직접 파견하는 것"이 실질적인 접근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밴스 부통령은 "생각을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감사를 표했다.

밴스 부통령은 손현보 목사와 통일교 수사 등 한국 내 종교 관련 사안에 대한 미측 일각의 우려를 전했다. 김 총리는 "한국은 정교분리가 엄격하며, 현재 진행 중인 수사는 종교적 차원이 아닌 불법적인 정교유착 및 선거법 위반에 대한 법적 절차"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밴스 부통령은 "한국의 시스템을 존중한다"며 오해가 없도록 관리를 당부했다.

■밴스 부통령 방한 공식 초청

김 총리는 회담 마무리 단계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뜻을 담아 밴스 부통령의 한국 방문을 공식 요청했다. 이에 밴스 부통령은 "자제들이 한국 문화의 열렬한 팬"이라며 한국에 대한 깊은 호감을 표시했다.

밴스 부통령과 미국의 반도체 관세 문제에 대해선 여러 현안을 다루는 과정에서 특별히 별도 주제로 다뤄지진 않았다. 이 문제에 대해서 밴스 부통령 측에서 먼저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미 대만의 경우보다 불리하지 않도록 한다고 합의된 상황의 전제 위에서 굳이 먼저 질문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북한 문제에 대해선 다른 배경 없이 (한국 측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어떻게 평가하고, (미국은) 관계 개선 의사가 있는데 어떻게 접근했으면 좋겠냐는 조언을 구하는 질문이었다. 군축문제 등 (비핵화의) 구체적 옵션을 논하는 자리는 아니었다. 내 판단에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이 유일하게, '트럼프 온리'라고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만이 관계 개선 의사와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특사를 보내는 게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얘기하면서, 그렇기 때문에 미국이 피스메이커, 우리가 페이스메이커를 하자고 한 것 아니겠느냐고 이해하면 된다고 답했다.

미국 측도 당연히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할 것으로 본다. 혹시 더 조언을 구한다면 어떤 인물이 특사로 가는 게 적절하겠는가, 1993년 1차 북핵 위기 때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카터 (전 대통령) 특사를 보내는 게 적절하겠다고 제안했던 것처럼 우방국 입장에서 제안한다면 나름대로 최적의 인물 몇에 대한 아이디어는 있다.

■총리의 대미 외교 행보가 이례적인데

통상적으로 외교·안보는 대통령의 고유 영역이고, 헌법상으로는 총리가 대통령 명을 받아 행정 각부를 통할해서 특별히 배제되는 건 아니지만, 관례적으로 외교·안보는 상대적으로 더욱 대통령의 고유 영역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유하고 독립적 목적을 가진 단독 방문은 사실상 처음인데, 특별한 의미 부여 필요 없을 것 같다. 밴스 부통령과 관계 설정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한미 관세협상이 진행된 기간부터였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과, 나는 밴스 부통령과 관계 설정 핫라인을 구성해서 전체 관세협상에 도움 되는 게 좋겠다고 얘기를 나눴고, 통상 파트의 요청도 있었다. 지난 연말쯤부터 (방미를) 추진, 양측이 협의했고, 여러 국내 일정 때문에 2~3월로 생각했는데 밴스 부통령이 일정을 빨리 잡아서 급히 오게 된 거다.

■방미 성과 토대… 대통령에게 조언은

밴스 부통령을 만난 것을 포함한 내용에 대한 보고는 지금 이 자리를 통해 1차로 드리는 것이다. 오늘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정부(국무부) 및 기업 관계자들과의 면담이 있었다. 귀국하면 다음주 월요일인데, 예정대로 진행되면 대통령과 주례보고회동이 있다. (여러분께) 말씀드리지 않은 것을 포함해 대통령께 충분히 말씀드리고 대통령 명을 받아서 해야 할 일을 하겠다.

'내란 재판'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인식에 대해선 어느 문제 제기도 트럼프 행정부에서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현재 이재명 정부와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이재명 정부의 적법하고 민주적 정통성을 인정하는 위에서 한미관계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현재 진행 중인 대한민국 내란 재판에 대해선 매우 존중하는 입장을 취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답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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