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 사상 첫 5000달러 돌파, 금융 공식이 바뀐다
파이낸셜뉴스
2026.01.26 09:15
수정 : 2026.01.26 09:15기사원문
지정학적 리스크와 '탈달러' 가속화가 밀어올린 불마켓
신흥국 중앙은행들의 '탈달러' 가속화
"연내 6000달러도 가능"...은값도 100달러 넘어서
[파이낸셜뉴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안전자산인 금이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었다.
한국시간 26일 오전 8시 40분 기준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가격은 장중 온스당 5032.50달러(약 728만원)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5000달러라는 심리적·경제적 저항선을 돌파했다. 이는 2024년 말 2700달러 선에 머물던 가격이 불과 1년여 만에 두 배 가까이 폭등한 것이다.
주목할 점은 각국 중앙은행들의 행보다. 특히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들은 외환보유고 내 달러 비중을 급격히 줄이는 '탈달러화' 정책의 일환으로 매달 수십t의 금을 쓸어담고 있다. 민간 투자자들 역시 금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을 쏟아붓고 있으며 이는 금값이 고점이라는 우려 속에서도 가격을 지탱하는 강력한 하방 지지선 역할을 하고 있다. 과거에는 금리 인상기에 금값이 하락하는 것이 정설이었으나 최근에는 고금리 상황에서도 금값이 치솟는 '새로운 공식'이 자리를 잡았다.
시장은 이제 금의 화폐화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에 지친 자산가들이 다시 실물 자산으로 회귀하면서 금은 단순한 귀금속을 넘어 가장 강력한 대체 통화로서의 지위를 굳히는 모양새다. 인공지능(AI) 산업 가속화에 따른 전력망 확충과 첨단 기기 제조에 필요한 산업용 금 수요까지 가세하며 수급 불균형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 은 가격 또한 온스당 100달러 시대를 여는 등 원자재 시장 전반이 거대한 강세장에 진입했다.
주요 투자은행들은 인플레이션 수치를 반영한 실질 가치를 고려할 때 금값이 연내 60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파격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종이 화폐의 시대가 저물고 실물 자산의 가치가 재평가받는 '황금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금값 광풍이 글로벌 신용 시스템의 붕괴를 예고하는 전조 증상이라는 우려 섞인 시각도 보내고 있다. 당분간 골드 랠리를 막을 뚜렷한 변수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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