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수혈해야 산다?" 당신은 내일의 체력을 '대출' 받았다

파이낸셜뉴스       2026.01.28 06:30   수정 : 2026.01.28 14:04기사원문
좋은 운동(Good), 나쁜 습관(Bad), 그래서 이상해진 내 몸(Weird).
스포츠 기자가 당신의 엇나간 건강 상식을 팩트체크합니다



[파이낸셜뉴스] 출근길 지하철역 인근 카페, 점심 식사 후 오피스 거리.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손에는 계절과 상관없이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들려 있다. 그들은 말한다. "이거라도 마셔야 산다.

" 마치 링거를 꽂듯 카페인을 수혈해야 뇌가 돌아간다는 것이다.

물 대신 커피를 마시며 하루 2~3리터의 수분을 섭취했다고 위안 삼는 사람들. 하지만 스포츠 기자의 눈으로 본 당신의 몸은 지금 '가뭄' 상태다. 냉정하게 말해, 당신이 마시는 그 검은 물은 생명수가 아니라 '수분 압류 딱지'에 가깝다.

이유는 간단하다. 카페인의 강력한 이뇨 작용 때문이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시면, 우리 몸은 그 두 배에 달하는 물을 배출하려 든다. 마시면 마실수록 몸속 수분은 말라간다. 근육의 70%는 물이다. 수분이 부족하면 근육은 탄력을 잃고 뻣뻣해진다. 운동을 안 했는데도 오후만 되면 목 뒤가 당기고 종아리가 붓는 이유? 커피를 물처럼 마셔댄 탓이 크다.

스포츠 현장의 선수들은 어떨까. 9회 말, 연장전을 앞둔 덕아웃에서 선수들이 "정신 차리자"며 에스프레소를 들이켜는 장면을 본 적 있는가? 절대 없다. 그들은 이온 음료나 생수를 마신다. 탈수가 오는 순간, 퍼포먼스는 끝장나기 때문이다. 수분이 2%만 부족해도 운동 능력은 20% 가까이 떨어진다는 것이 스포츠 의학의 정설이다.



더 무서운 건 '에너지 대출'의 함정이다. 많은 직장인이 커피를 마시면 힘이 생긴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카페인은 에너지를 '생산'하지 않는다. 그저 뇌에게 "피곤하다"는 신호를 보내는 수용체를 잠시 차단할 뿐이다.

비유하자면, 자동차 계기판에 '연료 부족' 경고등이 떴는데, 주유를 하는 게 아니라 경고등 위에 검은 테이프를 붙여 안 보이게 만드는 꼴이다. 차는 굴러간다. 하지만 결국 엔진은 멈춘다. 카페인 효과가 떨어지면 막아뒀던 피로가 쓰나미처럼 몰려온다. 오늘 당신이 커피 힘으로 버틴 그 에너지는, 사실 내일 당신이 써야 할 체력을 비싼 이자를 주고 '가불'해 온 것이다.

커피 자체가 악은 아니다. 하루 한두 잔의 커피는 집중력을 높여준다. 문제는 '순서'와 '비율'이다. 진짜 프로들은 커피를 마시기 전에 반드시 물 한 컵을 먼저 마신다. 일종의 '방어벽'이다.
커피 한 잔을 마셨다면, 최소한 동량의 물을 마셔 배출된 수분을 채워줘야 한다.

수요일 아침, 몽롱한 정신을 깨우기 위해 카페로 향하고 있는가.

카드 결제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정수기 앞에서 물 한 잔을 들이키는 것이다.

기억하자. 커피는 '기호식품'이지만, 물은 '생존본능'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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