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탓한 이민성 vs 휠체어 끈 김상식"... 너무 다른 두 감독의 '귀국장'

파이낸셜뉴스       2026.01.27 08:00   수정 : 2026.01.27 08:00기사원문
이민성, 악플 시달린 제자에 "SNS 대응, 프로답지 못해" 질책
김상식, '다친 제자' 먼저 챙겨... 직접 휠체어 밀며 입국 '
'남 탓'과 '내 탓'... 극명하게 엇갈린 리더십의 품격



[파이낸셜뉴스] "제자 탓하며 나무라는 스승과, 제자의 휠체어를 미는 스승."

같은 날, 다른 장소에서 포착된 두 한국인 감독의 귀국 풍경이 너무나도 극명한 대조를 이뤄 축구 팬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베트남을 4강으로 이끈 김상식 감독과, 베트남에 패해 4위로 마감한 이민성 감독. 엇갈린 성적표만큼이나 두 사령탑이 보여준 '리더십의 품격' 차이는 컸다.

먼저 귀국한 건 패장(敗將) 이민성 감독이었다.

25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그는 베트남전 패배의 원흉으로 지목돼 악플에 시달리던 골키퍼 황재윤(22)을 감싸주지 않았다.

황재윤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올린 SNS 해명글에 대해 이 감독은 "프로 선수로서 좋지 못한 행동이다. 운동에 전념하라"고 공개 질책했다. 전술 부재에 대한 반성보다는 어린 제자의 태도를 문제 삼는 모습에 팬들은 "비겁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반면,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에 도착한 승장(勝將) 김상식 감독의 모습은 정반대였다. 한국을 꺾고 3위를 차지한 베트남 대표팀은 무려 93억 동(약 5억 3천만 원)의 포상금 잭팟을 터뜨리며 금의환향했다. 김 감독은 가장 앞장서서 환호를 누릴 자격이 있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입국장에 들어서자마자 카메라가 아닌, 부상당한 수비수 응우옌 히우민에게 향했다. 그는 직원을 물리치고 직접 제자의 휠체어를 밀며 게이트를 빠져나왔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보다 아픈 제자를 먼저 챙기는 '형님 리더십'을 몸소 실천한 것이다.



베트남 매체 '베트남넷'은 "김상식 감독의 인성이 베트남을 울렸다"며 극찬했다. 돈과 명예를 얻은 순간, 가장 낮은 자세로 임한 김 감독의 행동은 '제자 탓'으로 일관한 이민성 감독의 인터뷰와 겹쳐지며 더욱 큰 울림을 주고 있다.


한 명은 패배의 책임을 제자에게 돌렸고, 다른 한 명은 승리의 영광을 제자에게 돌렸다. 베트남전 스코어 2-2보다 더 벌어진 차이, 그것은 바로 '사람을 대하는 태도'였다. 한국의 사상 첫 패배는 어쩌면 지극히 당연했고 예고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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