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 "조절 T 세포' 기능 이상 규명" 자가면역간질환 새 치료 지평
파이낸셜뉴스
2026.01.27 15:15
수정 : 2026.01.27 15:15기사원문
노벨상이 주목한 면역 세포인 'Treg'
자가면역간염 수는 늘지만 억제력 뚝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노벨 생리의학상이 인체 면역 균형의 핵심인 ‘조절 T 세포(Treg)’ 기전을 규명한 연구자들에게 수여되며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끈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자가면역간염 환자에서 이 세포의 기능 저하 원인을 밝혀내 새로운 치료 단서를 제시했다.27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소화기내과 성필수 교수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Hepatology International’을 통해 자가면역간염(AIH) 환자의 혈액과 간 조직을 분석한 결과, 면역 억제를 담당하는 조절 T 세포가 수적으로는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기능적으로는 매우 불안정한 상태임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자가면역간염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정상적인 간세포를 공격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성 교수팀은 치료 전 환자들을 정밀 분석한 결과, 간 염증 단계가 심해질수록 조절 T 세포의 수는 크게 증가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하지만 실제 면역 억제 능력을 확인하는 공동배양 실험에서는 건강한 사람의 세포에 비해 그 기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세포의 '수'보다 '기능적 안정성'이 환자의 예후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임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한 개의 세포 단위에서 유전자 발현을 측정하는 '단일세포 RNA 시퀀싱' 기술을 동원했다. 분석 결과, 환자의 조절 T 세포에서는 일반적인 효과 T 세포(염증을 일으키는 세포)와 유사한 성질인 'IL-7R' 단백질 발현이 증가해 있었다.
또한 염증성 사이토카인(IL-6, TNF-α)의 수치가 높고, 면역 안정을 돕는 단백질인 'Helios'의 발현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면역의 경찰 역할을 해야 할 조절 T 세포가 염증성 미세환경의 영향으로 인해 오히려 공격적인 성향으로 변질되며 제 기능을 잃게 된 것이다.
성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자가면역간염 환자에게 단순한 면역 억제 치료를 넘어, 조절 T 세포의 기능적 안정성을 회복시키는 새로운 면역 조절 치료 전략이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 교수는 "자가면역간염은 증상이 비특이적이라 조기 진단이 매우 어렵고, 특히 국내에서는 60대 여성 환자가 가장 많은 특이점을 보인다"며, "한국 환자들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치료 전략과 후속 연구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가톨릭의대 간연구소 권미현 석사과정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면역 조절을 통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및 세포 치료 기술 개발에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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