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자 출소했는데 정보 공개 중단..."美처럼 SNS 계정도 등록해야"

파이낸셜뉴스       2026.01.27 17:27   수정 : 2026.01.27 17:27기사원문
출소 전 공개기간 만료 예정자 132명
이수정 경기대 교수 "공개기간 재범위험성으로 결정해야"
"등록 주소지 이탈 시 처벌 수위 상향 필요"
등록 의무 위반 7878건으로 급증



[파이낸셜뉴스] "성범죄자 신상정보 공개 기간은 선고 형량이 아닌 '재범 위험성'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 미국처럼 재범 고위험군의 경우 수시로 등록 사진을 업데이트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주소나 문신 같은 외관상 특징까지 평생 공개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교정학과 교수는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성범죄자 재범 방지를 위한 신상정보 등록·공개제도 개선 정책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이 교수는 현행법상 성범죄자 신상정보 등록·공개 기간이 선고 형량에 따라서만 설정되는 문제를 비판했다. 선고 형량은 재범 위험성과 비례하지 않는 데다 변호 전략과 양형 요소 등에 따라 변동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미국에선 대상자 위험 등급에 따라 등록·공개 기간에 차등을 두되, 상습범이거나 아동 대상 성폭행 전력이 있는 등 고위험군의 정보는 평생 공개하고 관련 정보를 차량에 부착하기도 한다"며 "우리도 위험성 평가 기준을 도입해 고위험 대상자에겐 전자발찌를 채우고 신상정보도 평생 등록·공개·고지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범죄자가 다른 범죄로 수감 기간이 늘어나거나 재수용되는 경우 신상정보 공개 기간이 중단되지 않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이 교수는 "출소 후 신상정보가 더 이상 공개되지 않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는 제도적 허점이 뼈아프다"고 지적했다. 성평등가족부에 따르면 이달 기준 '출소 전 공개기간 만료 예정자'는 132명에 달한다. 이들의 정보 공개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제도적 수단은 없는 상태다.

신상정보 등록 대상자가 주거지를 허위로 기재하거나 신고 없이 이탈하는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경찰청에 따르면 이 같은 등록 의무 위반 건수는 2021년 4640건에서 지난해 7878건까지 급증했다. 이 교수는 "주소가 공개되면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운 탓에 등록 대상자 중 30% 이상이 주소지에 살지 않고 있다"며 "해외에선 규정 위반 시 10년 이하 징역형 등 중대한 범죄로 취급하지만, 우리 처벌 수위는 1년 이하 징역이나 벌금 정도에 불과해 이 증발한 사람들을 찾아내기 무지 어렵다. 법정형 상향이 시급하다"고 꼬집었다.

토론자로 참여한 여개명 경찰청 여성안전기획과장은 일선 경찰의 관리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최근 7년간 신상정보 등록대상자는 연평균 14% 증가했으며, 이와 함께 소재불명자나 등록 법률 위반자도 늘어나는 추세"라며 "현재 관리 인력 1명당 평균 477명의 대상자를 담당하고 있어 어려움이 많다. 경찰 점검에 대한 수인 의무와 불응 시 형사처벌을 규정한 법안이 발의돼 계류 중인데, 입법적 결실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교수가 제안한 등록대상자의 의무 위반에 대한 처벌 수위 상향에 대해선 "현장 경찰관들이 더욱 심각성을 인식해 소재불명자를 끝까지 추적할 것으로 기대돼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성범죄자 신상정보 관리 업무가 부처 간 분절돼 있어 행정적 불편과 비효율이 발생한다는 데 의견이 모이기도 했다.
김충섭 법무부 범죄예방디지털정책팀장은 "법무부는 정보 등록과 보호관찰 및 전자감독이란 보안처분을, 경찰은 현장 중심의 주소 확인과 점검을, 성평등가족부는 정보 공개와 고지 업무를 맡고 있다"며 "해외에서 이처럼 이원적으로 운영하는 사례가 없는 만큼 한 기관에서 제도를 전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국민의힘 조은희·서범수·김재섭 의원과 정책위원회가 공동 주최했다. 이날 토론회 종료 후 조 의원은 "성범죄자 신상정보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해 부처 간 단절을 해소하고, 재범 위험성에 따른 등록·공개 기간을 차등화하는 한편 다른 범죄로 재수감된 경우 공개 기간을 정지하는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제2의 조두순이 나타나지 않는 제도를 만들겠다"고 화답했다.

psh@fnnews.com 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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