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치솟고 달러 약세… 고개 든 ‘엔 캐리 청산’ 공포
파이낸셜뉴스
2026.01.27 18:29
수정 : 2026.01.27 18:29기사원문
美日 외환시장 개입 전망에
엔·달러 환율 154까지 상승
레이트 체크 등 요인 겹치며
달러 가치는 넉달만에 ‘최저’
뉴욕증시 자금 탈출 조짐
미국 달러화 가치는 26일(현지시간) 넉 달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엔화 가치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해 미국과 일본이 공조에 나설 것이란 전망 속에 일본 엔화 가치는 치솟고, 미국 달러화 가치는 급락하면서 엔 캐리의 청산이 부각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날 엔화는 달러에 대해 가치가 1.1% 뛰면서 154엔까지 값이 치솟았다.
달러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융시장 개입을 담당하는 뉴욕 연방은행의 레이트 체크 외에도 여러 요인들이 겹치며 가치가 크게 하락했다.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미니애폴리스 강경 작전으로 미 시민권자 두 명이 목숨을 잃으면서 다시 불거진 연방정부 셧다운(임시 업무 중단) 우려, 트럼프 행정부의 그린란드 영유권 주장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 등이 겹쳤다.
■15년 만의 미일 공조
엔 가치 상승은 미국과 일본이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처음으로 외환시장에 공동으로 개입할지 모른다는 전망 속에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UBS 자산운용의 다중자산전략 책임자 에번 브라운은 "메시지는 미 행정부가 의미 있는 달러 강세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면서 "달러 상승세를 제한하고, 하강으로 방향을 틀겠다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브라운은 기관투자가들이 달러 가치 변동에 대응해 헤지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런 시장 개입 의지가 확인되면서 달러 약세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금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5100달러를 돌파했다. 금 가격은 이날 2% 넘게 뛰며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5100달러를 넘어섰다. CNBC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이날 전장 대비 2.4% 급등해 온스당 5102달러까지 치솟았다. 이후 상승폭 일부를 내주며 온스당 5086달러를 기록했다.
'가난한 자들의 금'이라는 은 현물 가격도 이날 5.9% 급등해 온스당 109.10달러로 치솟으며 또 기록을 갈아치웠다. 은 3월물은 13.5% 폭등해 115달러로 뛰었다.
■"엔 캐리 청산 대비해라"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측했던 투자자 마이클 버리는 25일 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대비하라고 충고했다.
버리는 엔 캐리 청산은 한참 전에 일어났어야 한다면서 언제 청산돼도 이상하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자신의 유료 서브스택 채널인 '카산드라 언체인드(Cassandra Unchained)'에서 뉴욕 연방은행의 시장 개입과 일본 당국의 구두 개입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의 방아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버리는 이 돈이 빠져나가기 시작하면 미국 시장은 피바다가 될 것이라며 대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일본에서 저금리로 엔화를 빌려 미국 등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곳에 투자하는 상황이 끝나고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자금 규모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도이체방크는 20조달러(2경8800조원)로 추산했고, 모건스탠리는 진작에 자금이 철수하기 시작했다며 미청산 규모를 약 5000억달러로 추산하는 등 차이가 컸다. 버리는 금리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자금이 2000억~3000억달러라면서 이 자금이 단기간에 동시에 탈출할 때 뉴욕 금융 시장에 피바람이 몰아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엔 가치가 1%만 변해도 수십조원의 자금이 움직이는 엔 캐리 트레이드의 특성을 감안할 때 미일의 공조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 판도를 바꾸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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