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성장 사다리'로 취업난 해결을
파이낸셜뉴스
2026.01.27 18:37
수정 : 2026.01.27 19:11기사원문
특별한 사유 없이 쉬고 있는 20대는 40만8000명을 기록해 5년 만에 가장 많다. 20대 전체에서 비경제활동인구의 비율은 7.1%로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다.
인구감소로 국가 소멸론까지 나오는 판국에 40만명이 넘는 20대 청년이 취업을 포기하고 경제활동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청년 취업난의 원인은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대기업 일자리는 442만6000개(2024년 기준)로 전년에 비해 0.38%(1만7000개)밖에 늘어나지 않았다. 이처럼 적은 대기업 일자리를 놓고 입사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수많은 청년이 몇 년씩 도전하다 구직활동을 포기하고 쉬는 상태에 머문다.
청년이 중소기업에 가지 않는 이유는 임금격차도 있지만 경력 성장의 한계가 더 크다. 청년은 중소기업에서 시작해 중소기업에서 퇴직하는 인생을 원하지 않는다. 청년에게 대기업에 못 가니 중소기업에 취업하라는 것은 꿈을 포기하라는 것과 같다.
청년 취업난을 해소하려면 경력 성장 사다리를 놓아주어야 한다. 중소기업에서 경력을 시작해 대기업에서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최근에 대기업은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줄이는 대신 경력자 수시채용을 늘리고 있다. 업무 경력이 없는 청년에게 대기업 취업문은 더욱 좁아진다. 이에 중소기업에서 경력을 쌓고 이를 기반으로 대기업에 경력직으로 입사해 성장하는 경로를 제안한다. 대기업이 채용할 때 중소기업 경력 청년을 우대하는 것이다.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공공기관도 중소기업 경력자를 우대할 필요가 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코트라, 기업은행과 같은 기관이 중소기업 경력자를 채용하면 중소기업 현장을 반영한 지원이 효과적으로 제공될 것이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대기업과 공공기관이 중소기업 경력자를 우대하는 경력사다리가 활성화되면 학벌보다 능력을 더 중시하는 문화가 정착될 것이다.
이런 경력사다리에 대해 중소기업인들은 인력 이탈을 조장한다고 반대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도 중소기업의 인력유출은 심각하다. 중소기업 청년 근로자의 대다수(68.7%)는 '더 나은 곳으로 취업하기 위해' 퇴사한다. 중소기업인들도 넓게 보아야 한다. 대기업으로 전직할 기회가 있다면 이전에 오지 않던 인재가 중소기업에 올 것이다. 일단 오기만 하면 붙잡는 것은 중소기업의 몫이다. 미래를 보장하거나 주식을 주면 우수한 인재가 대기업에 가지 않고 중소기업에 남아있게 될 것이다.
중소기업이 과감하게 청년의 경력성장을 위한 디딤돌 역할을 하자. 그게 중소기업의 중요한 사회경제적 역할이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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