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부터 尹까지…신천지·국민의힘 20년 '공생관계' 의혹

연합뉴스       2026.01.28 06:01   수정 : 2026.01.28 06:01기사원문
신천지, 2002년부터 청년 발판 정치권에 손길…2007년엔 대선후보 경선 개입 의혹 코로나 계기 영향력 확대·尹 출마 전환점…'압수수색 막은 은혜 갚자' 입당 논란까지

MB부터 尹까지…신천지·국민의힘 20년 '공생관계' 의혹

신천지, 2002년부터 청년 발판 정치권에 손길…2007년엔 대선후보 경선 개입 의혹

코로나 계기 영향력 확대·尹 출마 전환점…'압수수색 막은 은혜 갚자' 입당 논란까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희자 근우회장 (출처=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밝음 기자 = 정교유착 비리를 파헤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의혹 중심에 선 신천지와 국민의힘 공생관계의 흑역사도 재조명받고 있다.

신천지와 국민의힘의 유착은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신천지 전직 청년회장 차모씨는 사단법인 하늘사다리 문화센터를 만들고 성경 공부를 한다며 수강생을 모집했다.

차씨는 하늘사다리 이사장 명의로 정치권과 접점을 넓혀간 것으로 보인다.

합수본도 당시 상황에 대한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3년 신천지의 '서청원 대표최고위원 경선시 지원사항 및 향후계획' 자료에는 전화 홍보와 인터넷 팬카페 가입 등을 통해 서 전 의원을 지원하는 방안이 담겼다.

향후 계획으로 각 지구당에 청년 당원을 입당시키고, '차기 전당대회시 큰 뜻을 달성하기 위한 중장기 당원 배가 활동에 중점'을 둔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실제 당시 서 전 의원은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최고위원으로 선출됐다.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출처=연합뉴스)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도 신천지 개입 논란이 불거졌다. 2005년부터 당비를 일정 기간 납부한 당원에게 후보자 선출권을 주는 책임당원제도가 도입되면서 당원 확보가 중요한 시기였다.

신천지 전직 간부들은 "신도들은 당시 신천지가 없었다면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탈퇴자는 "한나라당에 당비를 납부하고 당원으로 가입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당비는 추후 신천지에서 지급해준다고 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2012년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 당명과 신천지가 관련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대선 직전까지 공방이 이어졌다.

2003년 신천지 '전국 청년회 정신 교육' 자료 (출처=연합뉴스)


신천지는 2020년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코로나19 초기 신천지 교인이 확진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고발이 쏟아졌다.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민주당은 검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신도 명단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검찰은 신도들이 오히려 음지로 숨어버릴 수 있다며 신중론을 펴다가 3개월 만에 강제수사에 나섰다.

이 총회장은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이 압수수색을 막아준 것에 '은혜를 갚아야 한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고 한다.

반면에 당시 과천의 신천지 시설에 강제 진입해 신도 명단을 확보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마귀', 추 장관은 '음녀'라고 불렀다는 게 신천지 탈퇴자들의 설명이다.

탈퇴자들은 이 총회장과 간부들이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정치권과 더 가깝게 지내면서 영향력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졌다고 했다.

전직 신천지 핵심 관계자는 "이전에는 (정치권과) 민원 해결을 위한 관계였지만 이번 당원 가입은 코로나 사태에 대한 복수심도 있었다"며 "정교유착을 넘어 정교일체 조직을 만들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질문에 답하는 이재명 경기지사 (출처=연합뉴스)


합수본은 신천지 2인자였던 고동안 전 총무와 이희자 근우회장을 중심으로 신천지가 정치권과 관계를 쌓아왔다는 진술을 다수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국민의힘쪽 인맥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이 회장은 이 총회장에게 유력 정치인을 여럿 소개해주며 신임을 얻었다는 게 신천지에 몸담았던 이들의 전언이다.

2021년엔 총무 대행을 맡은 전도부장 A씨 주도로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둔 5∼7월경부터 국민의힘 당원 가입 지시가 내려왔다고 한다.

압수수색을 막아준 윤 전 대통령에게 은혜를 갚아야 한다는 말에 당원으로 가입하고 전당대회에서 그를 뽑았다는 것이 탈퇴자들 주장이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경선 과정에서 신천지 신도 10만명이 가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천지 탈퇴자들은 대선이 있던 2022년 고 전 총무가 복귀하면서 본격적으로 당원 가입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지파마다 할당량이 내려오면 지파장→교회 담임→청년회장·장년회장·부녀회장을 거쳐 당원 가입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신천지 '필라테스 가입' 안내사항 (출처=연합뉴스)


2023년에는 이른바 '필라테스'라는 이름으로 주소지를 옮기는 등 보다 조직적인 당원 가입이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신천지 관계자들의 텔레그램 내용을 보면 '주민등록상 거주지가 과천 의왕이 아니더라도 과천 소재로 가입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현재 확보된 과천 소재 주소 10∼20개가량 내려줌. 내려온 주소에서 호수 바꾸는 식으로 가입 가능' 등의 대화가 오갔다.

신도 이름과 함께 '필라테스 관련해서 구체적인 사항 이야기 나눔, 주소 과천으로 하기로 함' 등의 보고도 있었다.

합수본은 신천지 탈퇴자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통해 이 총회장과 관계자들의 녹취록, 신도들이 받은 당원 가입 지시 내용 등 자료를 확보해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 사태 이후 신도 5만명이 국민의힘에 가입했다는 진술과 당시 가입한 당원 명단 일부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강제수사를 통해 신도 명단 등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신천지 측은 정당 가입과 경선 개입 등 의혹이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앞서 신천지는 입장문을 통해 "성도들의 동의하에 교인 명부 제공 의사가 있다"며 "성도 명부와 더불어민주당 및 국민의힘을 포함한 각 정당의 당원 명부에 대해 동시에 공동 조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결탁이 실제로 존재했다면 정당한 절차로 매입한 교회시설조차 종교시설로 사용하지 못하는 현재 상황은 설명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brigh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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