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1년 8개월' 부실수사? 부실판단?...법조계도 '분분'

파이낸셜뉴스       2026.01.29 14:56   수정 : 2026.01.29 14:56기사원문
'도이치 주가조작·명태균 공천개입' 모두 무죄 판단
특검의 부실수사·입증계획 실패 등 비판 쏟아졌지만
재판부 오판 지적도 나와
항소심서 1심 결정 뒤집힐지 주목



[파이낸셜뉴스]통일교의 현안을 청탁받은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김건희 여사가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받은 가운데 형량을 두고 법조계도 의견이 엇갈렸다.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검)의 부실수사와 입증계획 실패라는 주장이 있는 반면, 재판부가 기존 판례와 달리 무리하게 무죄 판단을 했다는 시각도 있다. 특검이 항소를 예고한 만큼, 항소심 재판부가 또 다른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전날 자본시장법 위반과 정치자금법 위반,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 여사에게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검) 구형량(15년)의 9분의1가량 되는 형량이다.

특검팀이 기소한 혐의 중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공천 개입'이 모두 무죄로 선고받으며, 특검의 수사 실패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윤석열 정권 당시 검찰의 불기소 처분을 뒤집고 추가 수사를 통해 기소까지 이뤄졌지만, 김 여사가 '공범'이라는 입증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김 여사와 증권사 직원의 통화 녹음본 등 유의미한 증거가 나왔음에도 재판부를 설득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설명이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검찰 조사에서도 불기소 처분이 나왔는데, 특검 수사로 무죄가 판단됐다는 것은 결국 수사 실패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검사 출신의 다른 변호사는 "재판부가 각 범행의 고의 부분을 나눠 판단하고, 일부 공소시효 도과와 면소부분을 판단하면서 결국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검의 입증계획 수립 실패에 따라 법적 논리가 재판부에 의해 깨진 것도 꼬집었다. 특검팀이 추가 수사를 통해 김 여사를 공동정범으로 판단했지만, 결정적으로 '공모행위'가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김 여사에 대한 처벌 여론이 들끓어, 방조죄를 검토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여기에 '명태균 공천 개입'에서도 특검팀이 김 여사 공소장에 쌓아올렸던 법적 논리가 재판부에 의해 무너진 것이라고 봤다. 특검이 수사 과정에서 명씨를 비롯한 관계자 진술을 통해 논리를 구성했지만, 재판부가 이같은 증거를 배척하면서 기본 뼈대부터 무너졌다는 것이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공모를 하려면 서로 행위에 대한 연락을 주고 받았을텐데, 입증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특검이 입증계획을 잘못 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또 다른 검사 출신의 다른 변호사는 "기존 검찰 수사 이후 새로운 증거가 얼마나 나왔고, 증거가치에 대한 엄격한 판단이 안된 것 같다"고 질타했다.

재판부의 판단에 의문도 나온다. '명태균 공천 개입'에서 '구체적인 계약서 작성'이나 '명태균의 개인적 이득에 의한 여론조사 제공' 판단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만약 공천에 대한 대가성 여론조사 제공이었을 경우, 계약서 등을 남기지 않고 묵시적으로 진행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증거가 잘 남지 않는 정치권 범죄 특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또 다른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정치 사건의 특성상 계약서를 잘 남기지 않는데, 특성을 잘 고려하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을 수사했던 김태훈 대전고검장은 "공동정범으로 인정하지 않은 것은 분업적 역할분담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로도 공동정범이 성립할 수 있다는 기존 판례 법리에 반하는 판결"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재판부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방조죄를 직권으로 판단하거나 공소장 변경을 요청하지 않았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신중한 의견들이 나왔다. 변론 과정에서 방조죄에 대한 공방이 없었기에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공소장 변경도 재판부에 의무가 있는 것이 아닌 만큼,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재판부가 공소장 변경을 하는 것 자체가 유죄로 판단하겠다는 의중"이라며 "의무가 없는 상황에서 쉽사리 직권 판단하는 것도 부담이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항소심에서는 충분히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특검의 방조죄 공소장 변경 여부도 남아 있고, 재판부마다 각 증거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판사 출신 변호인은 "항소심 재판부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최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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