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부담금'… 물가상승·소비자 부담 우려

파이낸셜뉴스       2026.01.29 18:26   수정 : 2026.01.29 18:25기사원문
부담금 부과시 가격 최대 5% 상승
식품업계 "제품 가격 인상 불가피"
소비자에 세금 부담 전가 가능성↑

이재명 대통령이 SNS를 통해 설탕에 부담금을 부과하는 이른바 '설탕세' 도입을 언급하면서 식품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설탕세를 통해 비만율을 낮추고 공공의료를 강화하는 방안을 제안한 취지이지만, 시장은 물가 상승과 소비자 부담 전가라는 우려와 비판으로 들썩이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설탕세 발언 이후 식품업계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설탕세의 골자는 당류 함량이 높은 제품에 담배처럼 세금을 매겨 소비를 줄임으로써 비만율을 낮추자는 것이다. 현재 영국, 프랑스, 핀란드 등 120여개국에서 일정량 이상의 당류가 포함된 제품에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지난 2021년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당 함량에 따라 100L당 1000~2만8000원을 누진적으로 부과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과거 발의된 법안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100mL당 당류 11g이 들어가는 코카콜라, 펩시콜라, 칠성사이다 등은 198원의 세금이 부과된다. 4000원대인 제품 가격을 고려하면 약 5%의 세금이 부과되는 셈이다.

과일 주스와 두유 등 건강 음료도 예외는 아니다. 감귤주스 1.5L에는 약 83원의 세금이, 두유 한 포(190mL)에도 7원의 세금이 부과돼 2% 가까운 가격 인상 효과가 발생한다.

특히 일반 식품군이 문제다. 한식의 주재료로 쓰이는 고추장과 맛간장 등 장류에는 100mL(g)당 각각 당이 23g과 17g이 들어간다. 이는 탄산음료보다 높은 수치로 설탕세 도입 시 500g 고추장은 140원, 850mL 맛간장은 170원가량 가격이 인상된다. 각각의 인상률은 1%, 3.2% 수준이다. 이러한 세금 부담은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

설탕세 제안에 소상공인과 업계는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개인 카페를 운영 중인 A씨는 "원두와 우유 가격도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설탕에까지 부담금이 붙으면 메뉴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며 "결국 소상공인부터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10원, 20원 제품 가격을 올리는 것도 정부 눈치를 보고 있는데 설탕세까지 부과하면 경영 환경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은 설탕 부담금이 자칫 역진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저소득층일수록 소득 대비 식음료 및 당류 첨가 제품 소비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그 대신 비만을 유발할 수 있는 고칼로리나 반조리식품, 불포화지방산 등에 대한 포괄적인 '비만세' 방식이 보다 적합하다는 의견이 많다.

security@fnnews.com

박경호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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