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굴기 中, 장비사 3곳 ‘글로벌 톱20’에 올랐다

파이낸셜뉴스       2026.02.01 17:50   수정 : 2026.02.01 17:50기사원문
日조사기관, 매출 분석 결과
3년전 1곳뿐이던 中 장비기업
국산화율 높여 5·13·20위 차지
세계 장비 공급망 질서 변화 전망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 지난해 세계 반도체 제조장비업체 상위 20개사에 중국 기업이 3곳 포함되며 3년 전에 비해 3배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은 독자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며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되던 반도체 제조장비의 국산화율을 20~30% 수준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추정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일 일본 조사기관 글로벌넷이 집계한 반도체 관련 장비 매출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중국 국영기업 북방화창과기집단(NAURA)이 5위, 중미반도체설비(AMEC)가 13위, 상하이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장비(SMEE)가 20위에 각각 올랐다.

미국의 대중 첨단장비 수출 규제가 본격화되기 전인 2022년 당시 NAURA이 8위를 기록하며 유일하게 상위 20위 명단에 포함된 것에 비하면 3년 만에 3배 늘어난 것이다.

상위 30위로 확대하면 성미반도체설비와 화해청과까지 총 5개 중국 기업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중국은 반도체 산업 자급률 향상을 국가 목표로 내세우고 대규모 투자를 이어왔다. 국가 주도 펀드와 지방정부 산하 펀드를 통해 반도체 장비와 소재 분야 투자를 늘렸다. 그 결과 장비 제조업체 수가 급증했으며 신흥 기업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 규제는 이러한 흐름을 더욱 가속했다. 테크노시스템리서치의 오모리 데쓰오 시니어 애널리스트는 "중국 반도체 장비의 국산화율은 20~30% 수준으로 3년 전 10% 안팎에서 빠르게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첨단 반도체 개발·생산을 막기 위해 장비 수출을 규제했지만 중국은 독자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반도체 제조는 첨단 제품의 경우 1000개 이상의 공정이 필요하며 각 공정마다 전용 장비가 요구된다. 중국 장비 업체에 부품을 공급하는 한 전문 상사의 임원은 "중국 기업들이 이제 성막, 식각, 세정 등 전 공정을 포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중국이 자체적으로 반도체 제조장비를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글로벌 반도체 장비 시장의 경쟁 구도와 공급망 질서 전반에 구조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적으로는 중국 시장에서 일본·미국·유럽 업체들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제 반도체 단체 SEMI에 따르면 중국으로 향하는 장비 판매액은 2024년 전년 대비 35% 증가한 495억달러로 전세계 반도체 제조장비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도쿄일렉트론의 매출 중 중국 비중은 40%에 달한다.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반도체 공급망이 두터워지면서 일본과 미국의 기술적 우위가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현재 중국 기업들은 2나노, 3나노 등 최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아직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 EUV 장비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ASML의 크리스토프 푸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4월, 중국이 이를 개발하려면 "매우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닛케이는 "아직 기술 격차가 존재하지만 지금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일본과 미국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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