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인상' 부추기는 국회

파이낸셜뉴스       2026.02.01 18:19   수정 : 2026.02.01 19:52기사원문

"미국이 한국을 두고 '더 압박하면 뭐든지 더 나온다'고 인식하는 원인은 국회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호남 이전론이 한창 떠오르던 시기 한 재계 관계자가 기자와 만나 내놓은 하소연이다. 당시는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반도체 100% 관세를 언급해 긴장감이 돌던 때이기도 하다.

정치권과 재계에서는 반도체 관세 언급 배경에는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론이 있다는 분석이 많다. 미 정부가 압박협상의 여지가 있다는 판단을 하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대규모 사업조차 거리낌없이 변경 요구가 공개적으로 빗발치는 모습에서다.

러트닉 장관이 직접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론을 언급하지 않는 이상 확인할 근거는 없다. 다만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수백조원이 투입되는 사실을 알면서도 러트닉 장관이 미국에서 생산하라며 관세 압박을 한 것은, 그만큼 한국 정치권의 변동성을 주목하는 것으로 읽힌다. 일부 호남 의원들의 6월 지방선거 표심을 노린 레토릭(수사)이 국가적 손실을 불러일으키는 단초가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기습적으로 자동차 등 품목관세와 상호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사태도 사실 국회의 책임이 크다. 쿠팡 로비와 연방대법원 판결 등 진상에 대한 여러 설이 있지만, 어찌됐든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압박에 나설 수 있는 명분을 내준 것은 국회임이 분명하다. 대미투자특별법안 처리 지연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서다.

민주당은 지난해 11월 대미투자특별법안 발의 후 예산심사와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으로 미뤄질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숱하게 많은 쟁점법안들을 유례없는 속도로 단독처리 해왔다.
국민의힘을 향해 "국익을 위해 협력하라"고 다그치는 것을 지켜보기 민망한 이유다.

정부 정책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 신중한 법안 심사는 국회가 응당 가져야 할 태도다. 그러나 국익 차원의 중대성과 시급성이 크다면, 때로는 선거나 정쟁은 차치하고 여야가 협력해 용단을 내려야 마땅할 것이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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