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무기 시대에도 최종병기는 '인간'… 더 중요해진 특수부대
파이낸셜뉴스
2026.02.01 18:34
수정 : 2026.02.02 23:00기사원문
특수전 전력, 美 NDS와 ‘통합 억제’의 핵심 자산으로 부상
무기 고도화된 전장·대테러 작전 등마지막 판단은 인간 몫
美 '델타포스' 특수전 세계 최강…韓 세계 5~7위 최상위권
北 20만 특수군 위협, 韓 '정예 전력'으로 질적 우위 점해야
낡은 규제에 갇힌 군수 지원 체계· 보급·처우 등 현실화해야
미군 특수부대 '델타포스'가 지난달 초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미군 사상자 없이 베네수엘라 한 복판에서 전격 체포하면서 특수전과 이를 수행할 특수부대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
■핵·AI 시대, 특수전 전력이 필수적인 이유
핵 억제력의 틈새를 노린 '회색지대' 도발은 사이버 테러나 사보타주 형태로 나타난다. 이를 외과수술적으로 도려낼 수단은 결국 정예 요원뿐이다.
민간인 사이에 숨어든 표적을 식별하고 생사를 결정짓는 찰나의 순간에도 '최종 판단'은 입력된 수학적 연산 알고리즘이 아닌 인간의 몫으로 귀결된다. 미 전략예산평가센터(CSBA)는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전장의 불확실성을 통제할 '숙련된 판단력'의 가치는 더욱 희소해진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한 특수전 전력은 통계적으로 '압도적인 가성비'를 나타낸다. 미 국방부(전쟁부)에 따르면 특수부대는 미 국방 전체 예산의 단 2%를 사용하지만, 국가적 전략 임무의 80%를 감당하며 완수한다. 최대 약 1000만 달러(약 150억 원)가 투입되는 특수전 요원의 한 명의 육성 비용은 결코 소모가 아닌, 유사시 수조 원대 가치의 전략적 승리를 보장하는 가장 확실한 보험료인 셈이다.
이같이 특수전 요원은 현대전과 비정규전에서 '최종병기'로써 핵심적인 존재가치를 인정받으며, 평시와 전시를 막론하고 국면 전환과 대테러 작전, 인질 구출, 적의 핵심 요인 제거 및 납치, 주요 시설 폭파 등 정규군이 수행하기 어려운 다양한 기밀 작전을 전담하고 있다.
여기에 특수전 전력은 전쟁의 승패를 결정하는 최후의 순간 너머 그 이후에도 적진에 잔류하며, 심리전과 후방 안정화 작전을 지원하는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이처럼 특수전 요원은 단순한 전투병을 넘어 '소수 정예'로 '전략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군의 가장 핵심적이고 '은밀한 최후의 수단'(Ultimate Weapon)으로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美, 세계 최고 특수전 전력 보유
미국 특수부대가 지구상 가장 강력한 전력으로 군림하는 비결은 단순히 막대한 자본에만 있지 않다. 그 핵심 역량은 '독립적인 지휘 구조와 전용 자산의 결합'으로 극대화된다. 미 특수작전사령부(USSOCOM)는 특정 군종과 별개로 독자적인 예산권과 지휘권을 행사한다. 특히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한계치에 도전하는 저고도 비행을 감행해, 나이트 스토커스(Night Stalkers)'라 불리는 제160 특수작전항공연대 파일럿들은 델타포스에 필적하는 엄격한 선발을 거친 세계 최정예 항공 전술의 전문가들이다. 이들이 운용하는 다양한 전용 항공 전력 자산은 델타포스와 데브그루와 같은 특수전 요원을 지구상 어느 곳이든 가장 신속하고 은밀하게 침투할 수 있는 '날개'가 되어준다. 기동을 위해 헬기를 빌려 써야 하는 일반 군부대와는 차원이 다른 탁월한 기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실전 데이터 기반의 끊임없는 진화'가 특수 전력의 성공을 뒷받침한다. 델타포스는 마두로 체포 작전 등에 지향성 에너지 무기(DEW, Directed-Energy Weapon : 레이저·마이크로파·입자 빔 등을 고도로 집중시켜, 빛의 속도로 목표물을 손상·파괴하는 차세대 원거리 무기) 등 미래 자산을 투입하며 전술 패러다임을 혁신한다. 요원 한 명에게 주어지는 여러 종의 주력 소총과 권총, 원거리 저격용 소총 외에 야간 투시경, 열화상 장비, 첨단 통신 장비, 방탄 장구, 고고도 강하(HALO/HAHO) 장비, 잠수 장비 등 개인 장비만 십수억 원 규모에 달한다. 커스터마이징(개인화 장비 또는 임무 맞춤형 장비·개조) 권한과 실패를 자산으로 삼는 그들의 독특한 군 문화는 단순한 병사가 아닌 '인간 병기 시스템'으로 격상시켰다.
■남북 특수전 전력 특징과 위상 비교
한반도는 세계에서 유례없는 '질과 양'의 특수전 대결이 벌어지는 지역이다. 대한민국 특수부대(특전사·UDT/SEAL)는 세계 5~7위권의 최상급 전력으로 평가받는다. 아덴만 여명 작전 등을 통해 실전 능력이 입증됐다. 미군 수준의 '워리어 플랫폼' 도입으로 무장한 우리 군의 특수전 전력은 '정밀 침투 및 지도부 타격'에 특화돼 있다. 최근에는 위성 감시정찰 체계와 드론 자산과 연동한 하이엔드 네트워크의 전력화를 통해 북한의 비대칭 도발을 억제하는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반면 '11군단(폭풍군단)'을 중심으로 한 무려 20만 명의 세계 최대 규모의 특수전 병력을 보유한 북한은 '압도적 규모를 활용한 후방 교란'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은 가혹한 훈련과 자살 폭탄 등 비타협적인 정신 전력을 앞세운다. 최근 장비 수준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북한 김정은은 지난 2016년 12월, 이른바 '청와대 타격 훈련'을 참관한 자리에서 "훈련된 특수부대원 한 명은 적군 1개 사단과도 바꾸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이는 상대적인 장비의 열세를 개개인의 초인적인 정신력과 전투력으로 만회하겠다는 북한식 특유의 '일당백(一當百)' 전략의 핵심을 관통하는 발언으로 분석된다.
결국 남북의 대결은 최첨단 장비와 정밀 전술로 무장한 대한민국의 '소수 정예' 대 구식 장비와 '인해전술'을 갖춘 북한의 충돌 구도로 요약된다. 우리 군은 이를 압도하기 위해 질적 우위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한국군 특수전 전력, 보완 과제
가장 절실한 것은 '특수작전용 항공 자산의 독립적 확보'다. 미군처럼 특수부대원들을 적진 깊숙이 실어 나를 특수 기능을 내재한 전용 헬기와 침투 자산이 부족해 일반 부대의 지원에 의존하는 구조는 작전의 기습성과 성공률을 저해하는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첨단 기술의 도입 속도에 못지않게 '인적 자산에 대한 보상 체계'의 현실화도 절실하다.
군사 전문가들은 한국군 특수부대의 전투 역량은 세계 최정상급이나, 이를 뒷받침하는 보급과 처우는 여전히 '낙후된 규제'에 갇혀 있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전인범 전 특수전사령관은 특히 장비를 소모품이 아닌 '전시용 치장물자'로 취급하는 군의 경직된 관리 시스템을 강하게 비판해 왔다. 고가의 최신 장비여도 소모되는 '실전 장비'로 다루는 군수 지원 체계의 전환은 시급히 현실화 돼야 할 과제다. 아울러 특수작전의 특성을 반영해 획일적 보급 대신, 현장 대원의 요구를 즉각 반영하는 신속한 맞춤형 획득 제도를 도입해 대원들의 생존성과 직결된 개인 장구류 수준도 글로벌 표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결론적으로, AI와 핵미사일이 난무하는 미래전에서도 결국 전장의 마침표를 찍는 것은 '훈련된 인간'이다. 미 국방전략(NDS)이 강조하는 통합 억제 체제에서 한국의 정예 특수부대는 자유 민주주의 연대를 지키는 최선단에 위치한 가장 날카로운 창끝이다. 첨단 무기 체계라는 외형적 성장과 함께 그 무기를 운용하는 전사들의 명예와 전문성을 보장하는 시스템을 갖출 때 비로소 우리는 '기술'과 '인간'이 조화된 무적의 국방력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특수전 전력의 가치는 바로 그들의 '의지'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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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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