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8만 달러 붕괴, ‘디지털 골드’ 입지 흔들리나
파이낸셜뉴스
2026.02.02 14:09
수정 : 2026.02.02 14:09기사원문
케빈 워시 연준 의장 후보 임명에 유동성 위축
규제 입법 지연과 수요 주체 부재 등 악재 겹쳐
[파이낸셜뉴스] 비트코인이 심리적 지지선인 8만달러를 내주며 7만5000달러선까지 급락했다. 미국 중앙은행의 양적긴축 기조와 미국 가상자산 규제 법안 지연이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2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7만5000달러선을 기록하며 전 거래일 대비 4% 넘게 하락했다.
이번 하락의 결정적인 도화선은 케빈 워시 신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 지명이다. 워시 후보는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연준의 양적긴축(QT)에 무게를 두는 인사로 꼽힌다. 이는 가상자산 투자심리의 핵심 변수인 유동성 공급에 대한 기대를 꺾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NH투자증권 홍성욱 연구원은 “워시 후보는 연준 자산을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대로 진행되겠지만 반대급부로 연준의 자산이 축소되는 것은 유동성이 투자심리에 중요한 비트코인에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양적완화를 통한 연준 자산 확대와 여기에서 파생되는 디베이스먼트(통화 희석 효과)가 비트코인의 핵심 투자 포인트였기 때문에 이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고 있다”고 약세 요인을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비트코인에 비교적 우호적인 워시 후보가 ‘합리적 통화정책’을 통해 달러의 신뢰 회복을 추구할 경우, 비트코인의 대안 자산·헤지 수요가 일부 훼손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최근 위험회피 국면에서 헤지 수요가 비트코인이 아닌 금과 은 등 실물 자산으로 이동했다는 평가도 이런 시각을 뒷받침한다.
미국 내 가상자산 규제 체계 명확화를 위한 ‘클래리티 법안’의 상원 심사 지연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코인베이스 등 업계 일각에서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규제 및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 제한 등에 반대하며 조율이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의 정책 추진력에 의구심이 생기면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이후 이어져 온 제도화 동력이 일시적으로 소진됐다는 분석도 우세하다. 지난달 미국의 주요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 약 14억3000만달러의 자금이 순유출되며 3개월 연속 이탈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또한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 등 디지털자산재무(DAT) 기업들의 추가 매수 여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점도 수급 측면의 불안 요인이다. 올 들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DAT 기업에 대한 MSCI 지수 편·출입을 재검토하면서 실망 매물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의 비트코인 전략 자산 인정 기조가 유효하고, 올 상반기 중에 클래리티 법안의 논의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낙관적인 요인으로 꼽았다. 키움증권 김현정 연구원은 “미 상원에서 클래리티 법안 논의가 재개된 것은 가상자산 업계, 정부, 전통금융기관 등의 이해관계 조율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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