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 포화·공사비 폭등..5년째 새 백화점 '감감'.."고쳐 쓰는게 낫다"

파이낸셜뉴스       2026.02.02 16:38   수정 : 2026.02.02 16:3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업계가 5년째 신규 출점을 중단하면서 '리뉴얼 경쟁력'에 투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상권 포화와 부지·인허가 등 입지 제약이 커진 데다 대형 점포 투자비가 최소 1조원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외형 확장시대'가 종식되고 점포 효율화 전략이 생존법칙이 됐다는 분석이다.

입지 포화에 공사비 껑충 '5년째 無출점'


2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주요 3사는 2021년을 마지막으로 신규 출점이 멈춘 이후 핵심 점포의 카테고리 구성과 체류형 콘텐츠를 재편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소비력이 뒷받침되는 상권을 새로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대규모 부지와 인허가 등 절차적 부담까지 겹치면서 신규 출점 자체의 문턱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백화점 업계에서 마지막 신규 출점으로 꼽히는 시점은 2021년이다. 롯데백화점은 2021년 8월 동탄점 오픈 이후 추가 신규 점포가 없었고, 신세계 역시 같은 시기 대전점 이후 신규 출점이 끊겼다. 현대백화점도 2021년 2월 더현대 서울을 선보인 이후 신규 출점이 없는 상태다. 신세계백화점의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사업을 통한 초대형 점포 개발(2029~2030년 예정)과 현대백화점의 '더현대 광주'·'더현대 부산'(2028년 예정) 등이 계획 중이지만 중장기 프로젝트라 오픈 시기는 미지수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신규 점포를 내려면 상권의 소비력과 이를 수용할 부지 등 여러 조건이 맞아야 하는데, 그런 곳은 이미 백화점이 들어선 경우가 많다"며 "백화점 시장은 어느 정도 포화된 상태"라고 말했다. 공사비 상승으로 대형 점포 조성비가 최소 1조원대로 뛰면서 신규 출점 대신 기존 점포를 재설계해 효율을 높이는 전략이 굳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럭셔리·체험형..리뉴얼 '생존 공식'


이 같은 환경 변화 속에서 백화점 3사는 신규 출점 대신 재단장을 통해 점포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핵심 점포의 고급화와 타깃 세분화를 중심으로 성장 전략을 재편했다. 본점은 2023년부터 단계적 리뉴얼을 거쳐 초프리미엄 럭셔리 점포로 전환을 마쳤고, 뷰티·스포츠·레저·키즈·K패션 등 카테고리를 축으로 고객층을 세분화했다. 지난해는 K패션 전문관 '키네틱 그라운드'를 열어 2030과 외국인 수요를 동시에 겨냥했다.

권역 거점도 외형 확장보다는 점포 성격을 재정의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췄다. 인천점은 럭셔리 라인업 강화에 집중하고 있으며, 노원점은 전관 리뉴얼을 통해 MZ 타깃 K패션과 스포츠 메가숍 중심으로 재편 중이다. 타임빌라스 수원은 프리미엄 푸드홀을 전면에 내세운 컨버전스 모델로 전환해 체류형 콘텐츠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신세계백화점은 점포 수 확대 대신 기존 점포에서 럭셔리·미식·체류형 콘텐츠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전략을 택했다. 강남점은 골프·남성·스포츠 전문관 리뉴얼과 함께 스위트파크, 하우스오브신세계, 멘즈럭셔리 확장, 식품관 단계 리뉴얼을 통해 체류 시간을 늘리는 구조를 구축했다. 본점은 디 에스테이트 리뉴얼을 시작으로 신세계스퀘어, 더 헤리티지 오픈, 더 리저브 전면 리뉴얼을 추진하며 '강북 럭셔리 맨션' 구성을 강화하고 있다. 중장기 개발 계획은 유지하되 실제 성장은 재단장을 통해 만들어가는 기조다.

현대백화점은 기존 점포의 체질 개선에 무게를 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커넥트현대 부산·청주로 포맷을 다변화하는 한편, 압구정본점 식품관 전면 리뉴얼을 통해 핵심 점포의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했다. 더현대 광주·부산 등 대형 프로젝트는 중장기 과제로 두고, 단기적으로는 고급화와 체험 요소 보강을 통해 기존 점포의 효율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출점이 쉽지 않은 여건에서 백화점 경쟁의 무게중심은 더 많은 점포 확보가 아니라 기존 점포를 얼마나 빠르고 정교하게 바꾸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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