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미래사업 '선택과 집중'… HBM4·2나노에 올인
파이낸셜뉴스
2026.02.02 18:05
수정 : 2026.02.02 18:05기사원문
전기차 수요 정체 장기화 감안
전력용 반도체 조직 축소·재편
메모리·파운드리도 우선순위 조정
사업성 확인된 최선단 공정 강화
삼성전자 반도체(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전력용 반도체 등 중장기 미래 사업에 대해 속도도절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메모리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올인 전략'에 따른 것으로, 반도체 사업의 전략을 재정렬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략 재정렬 흐름은 DS부문 전반의 인력 운용에서도 확연하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사내 직무전환 제도 '잡포스팅'을 통해 적자에 빠진 파운드리사업부에서 메모리사업부로 이동할 사내 인력을 모집하는 원 포인트 공고를 냈고, 파운드리 인력은 메모리사업부의 메모리제조기술센터, 반도체연구소, 글로벌 제조&인프라 총괄 등으로 전환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부문 내 전력 반도체를 담당해 온 화합물반도체솔루션(Compound Semiconductor Solutions·CSS) 사업 조직이 최근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역할 조정 및 조직 재편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CSS는 SiC(탄화규소)와 GaN(질화갈륨) 등 화합물반도체 소재를 활용한 차세대 전력반도체를 비롯해,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레도스(LEDoS) 등 신사업 분야의 선행 연구개발(R&D)을 담당해 온 조직이다. 향후에도 핵심 R&D 기능은 유지하는 대신 사업 확장과 직접적인 수익 창출과 거리가 있는 인력 및 기능은 DS부문 내 다른 조직으로 순차 이동하는 방식으로 운영 구조가 바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전력 반도체의 경우 전기차, 통신 인프라 등에서 전력 변환과 제어를 담당하는 핵심 반도체로, 중장기적으론 성장성이 높은 분야로 지목된다. 다만, 전기차 수요 정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전력반도체 수요 역시 기대만큼 빠르게 늘지 않고 있어, 조직 재편을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력 반도체의 경우, 장기간에 걸친 신뢰성 검증과 고객 인증이 필요한데다 전방 산업 부진까지 겹치며 단기간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시장 환경을 감안해 속도를 조절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CSS 사업팀에서 SiC 기반 전력반도체 등 차세대 기술 개발을 이어가되, 조직 규모와 투자 우선순위는 조정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대신,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중심으로 한 메모리와 2나노(나노·1㎚=10억분의 1m) 공정 등 파운드리 핵심 사업에 인력 등 조직의 전력을 집중배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메모리·파운드리도 성과 영역 집중
메모리와 파운드리 양 축에서 '지금 성과가 나는 영역'에 역량을 집중하는 전략이 보다 분명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올 2월부터 양산 공급하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10나노급 6세대(1c) D램 생산 비중을 크게 늘린 바 있다. HBM4가 1c D램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전영현 DS부문장 등 주요 경영진의 주문에 따라 1c D램 생산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라는 지침이 생산 라인에 직접 전달되기도 했다.
파운드리 부문에서도 전면적인 외형 확대보다는, 사업성이 확인되는 최선단 공정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 전략이 강화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전력반도체와 같은 사업은 성장성은 분명하지만, 당분간은 속도 조절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당장 실적 기여도가 높은 메모리와 파운드리 쪽으로 자원을 재배치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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