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서 조작해 보험금 수령…누가 도왔나 봤더니 ‘AI’

파이낸셜뉴스       2026.02.02 18:08   수정 : 2026.02.02 18:34기사원문
보험업계, 신종 사기 주의보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보험사기 수단으로 악용되면서 보험사들을 위협하고 있다. 지금은 진단서와 진료비 세부내역서 등을 꾸며주는 수준이지만 없던 일도 마치 있는 것처럼 만들어주는 정도까지 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험업계는 아직 이를 걸러낼 장치와 별다른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AI로 서류 위·변조…11회 걸쳐 1억 넘게 받기도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AI를 활용해 병원 진단서, 영수증, 입퇴원 확인서, 진료비 세부내역서 등 관련 서류를 조작해 보험금을 청구하는 보험사기 유형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런 수법으로 11회에 걸쳐 총 1억5000만원을 수령한 혐의로 징역형을 받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기소 단계까지 가진 않았으나 보험사 차원에서 적발한 건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보험사는 두 자녀 가운데 한 명이 내원한 기록을 바탕으로 다른 한 명의 병원기록을 AI로 생성·변조해 보험금을 청구한 사실을 적발했다. 매우 정교하게 처리돼 개별 기록상 특이사항을 잡아내기 어려웠고, 같은 병원에서 발생한 전체 정보를 교차검증하고 나서야 고유식별번호가 이상하다는 점을 발견해낼 수 있었다.

보험사는 당장 걸러낼 기술력 없어 대응 무방비


문제는 이 같은 방식이 아직은 초보적 단계이지만 발전·확산될 경우 이를 차단할 방도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보험사는 당장 이를 걸러낼 기술이 없고,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보험사가 고객의 병원 기록을 멋대로 조회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오로지 보험금 청구인이 제출한 서류를 기반으로 위·변조 여부를 탐지할 수 있을 뿐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특정 질병에 대한 치료 기간·횟수·금액 등이 과도하게 책정돼 있다고 판단될 때 추가 조사 등을 할 수 있으나 해당 서류가 AI를 통해 조작된 것인지 여부를 확인할 길은 없다"며 "보험사기특별조사팀(SIU) 차원에서 현장조사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종 수법이라 보험사는 물론 보험협회 차원에서 별도 통계도 작성하고 있지 않은 상태다.

금융감독원에서 매년 '보험사기 적발실적 및 향후 대응방안'을 발표하고 있으나 AI 기반의 보험사기를 별도 유형으로 구분하고 있지 않다. 다만 금감원은 조직적 움직임이 감지되면 본격 대응에 나선단 계획이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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