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5일장 와보셨나요?" 믿음·흥 넘치는 365일 축제의 장
뉴시스
2026.02.03 10:49
수정 : 2026.02.03 10:49기사원문
"붕어빵 가시까지 발라드립니다" 최고의 핫플레이스
[정선=뉴시스]홍춘봉 기자 = 강원도 정선, 조용하던 산골 마을이 들썩인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커다란 황금빛 막걸리 주전자와 술잔이 방문객을 반기는 이곳은 바로 정선 아리랑시장이다.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장터를 넘어, 이제는 대한민국 최고의 '로컬 핫플레이스'로 거듭난 정선의 매력이다.
딱딱한 전통시장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포토존과 공연장, 정갈하게 정돈된 테마 골목(콧등치기 이야기 길, 곤드레 이야기 길 등)을 갖춘 이곳은 MZ세대부터 중장년층까지 모두를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1960년대 주민들이 산골에서 채취한 산나물과 생필품을 팔던 작은 장터에서 시작된 정선 5일장은 이제 150여 개의 점포가 밀집한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이곳의 성공 비결은 명확하다. 바로 '100% 원산지 표시제'다. 비록 과거에 시행하던 상인 실명제는 운영하지 않지만, 그 정직함의 원칙은 여전히 살아있다.
강원도 깊은 산자락에서 채취한 곤드레, 더덕, 황기, 메밀 등 청정 농산물들이 투명하게 공개된 이력표를 달고 손님을 맞이한다. 만약 원산지를 허위로 기재했다 적발되면 곧바로 장에서 퇴출당하는 엄격한 규칙 덕분에 방문객들은 "정선 물건은 믿고 산다"는 깊은 신뢰를 보낸다.
배꼽시계가 울릴 때쯤이면 '먹자골목'의 향기가 발길을 유혹한다. 메밀국수의 찰기가 콧등을 친다 하여 이름 붙여진 '콧등치기 국수', 강원도의 정취가 담긴 담백한 메밀전병과 달콤한 수수부꾸미, 그리고 이를 씻어줄 옥수수 막걸리 한 잔은 필수 코스다. 황기찐빵부터 올챙이국수까지 추억의 주전부리도 놓칠 수 없다.
장터가 활기를 띠는 정오 무렵이면 무대에서 떡메치기 체험과 마술 공연이 펼쳐지고, 정선 문화예술회관에서는 정선 아리랑의 한을 담은 연극 '아리랑 고개 너머'가 무대에 올라 여행의 깊이를 더한다.(성수기 5일장 기준)
정선 5일장은 매월 2와 7로 끝나는 날(2, 7, 12, 17, 22, 27일)에 열리지만, 장날이 아니어도 서운해할 필요는 없다. 상설시장이 1년 365일 문을 열고 방문객을 기다리기 때문이다. 관광객이 몰리는 시기에는 주말 장터도 개설되어 활기를 더한다.
다만, 올해 정선아리랑 열차(A-train)는 예년보다 1개월 늦은 5월부터 운행을 시작하며, 노선 또한 제천~정선역 구간으로 단축 운행될 예정이라 서울권 이용객들에게는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그 아쉬움을 상쇄할 만큼 정선 시장 안의 인심과 풍류는 여전히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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