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통합인데 법안은 불리…충남·대전 "전남·광주와 딴판"

연합뉴스       2026.02.03 11:37   수정 : 2026.02.03 11:37기사원문
조문 70개 차이·재정 지원은 '재량'…시도지사 비판 나서

같은 통합인데 법안은 불리…충남·대전 "전남·광주와 딴판"

조문 70개 차이·재정 지원은 '재량'…시도지사 비판 나서

충남대전통합특별법안 · 전남광주통합특별법안 제출하는 민주당 (출처=연합뉴스)


(대전·홍성=연합뉴스) 박주영 김준범 기자 = 행정통합 논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충남·대전 통합 법안이 전남·광주 통합 법안과 비교해 미흡하다는 지자체장들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광역자치단체 간 통합을 다루는 법안인 만큼 통합 원칙과 기준을 담을 특별법 기본 틀이 마련돼야 한다는 시도지사들의 주장도 제기됐다.

3일 대전시와 충남도에 따르면 '충남대전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국방중심도시 특별법안'은 317개 조문을 담고 있지만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 특별법안'은 387개의 조문을 담고 있다.

조문 수만 보더라도 70개의 차이가 나지만 가장 큰 쟁점은 국가 지원의 강제성 여부다.

충남·대전 통합안에는 국가가 행정·재정적 지원방안 마련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거나 각종 시책사업을 '우선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 등 상당수 조항이 임의 규정으로 명시됐다.

이는 중앙정부의 재량에 따라 지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구조다.

반면 전남·광주안에는 국가가 행정·재정적 지원 및 우대 방안을 마련해 '조속히 시행하여야 한다'는 식의 강행 규정이 담겼다.

도로 사업 등에 대해서도 필요한 재정적 지원을 '하여야 한다'고 못 박는 등 국가의 의무를 강화했다.

지역 안배와 산업 정책 관련 조항에서도 격차가 보인다는 지적이 있다.

충남·대전안은 기존의 청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식으로 임의 규정했지만 전남·광주안은 전남 동부, 무안, 광주 청사를 '균형 있게 운영한다'고 명시해 통합 후 발생할 수 있는 지역 소외 문제를 법적으로 차단했다.

산업 분야에서도 충남·대전안은 '경제과학중심도시'라는 포괄적 단어를 사용했지만, 전남·광주안은 AI, 반도체, 에너지 산업 등 산업별 특례를 세밀하게 나열해 실질적인 국비 확보 근거를 마련했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는 두 법안의 차이를 두고 즉각 비판하고 나섰다.

이 시장은 지난 2일 대전시청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두 법안을 두고 "같은 당에서 내놓은 두 법안의 내용이 하늘과 땅 차이"라며 "대전·충남에 대한 차별적 법안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직격했다.

김 지사 역시 "법안의 상당수 조항이 구속력 없는 임의규정"이라고 불편함을 드러냈다.


통합자치단체가 실제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재정권·사무 권한을 이양하고 자치입법권·조직권 등 실질적 자치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대전, 충남, 부산, 경남, 경북 등 전국 5개 시도지사는 지난 2일 공동입장을 통해 "중앙정부가 통합의 원칙과 기준, 위상과 권한을 담은 로드맵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면서 특별법 기본틀 마련 등의 내용을 청와대에 전달한다고 밝혔다.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위원장은 "대전과 충남의 경우 이미 정부와 논의를 끝냈던 사안이고 광주·전남과는 산업 활성화나 문화 등 분야가 달라 특례가 달라졌다"면서도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발의한 두 개 법안을 병합해 국회에서 심사받아 가장 좋은 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psyki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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