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엔화 옹호' 발언 여파 지속.. 엔환율 달러당 155엔대 중반

파이낸셜뉴스       2026.02.03 15:42   수정 : 2026.02.03 15:4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엔저 옹호 발언에 엔화 가치가 3일 장 중 달러당 155엔대 중반까지 하락했다. 미일 당국의 레이트체크(rate check)로 오른 엔화 가치 상승폭이 절반 이상 줄어들자 일본 재무성도 "총리가 엔저 장점을 옹호한 것이 아니다"라며 수습에 나섰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장중 달러당 155.53엔으로 전거래일 대비 0.65엔 떨어진 수준으로 거래됐다.

간 밤 뉴욕 외환시장에서도 엔화 가치는 하락했다. 2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전거래일 대비 0.80엔 하락한 달러당 155.55~155.65엔으로 장을 마쳤다.

미 경제지표 호조와 일본 주가 상승세가 엔화 매도, 달러 매수를 부추기며 엔저를 촉발했다.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이날 발표한 1월 미국 제조업 경기지수는 52.6으로 경기 확장과 위축의 기준선인 50을 1년 만에 회복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48.4)도 크게 웃돌았다. 미국 경기의 견조함이 확인되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졌다.

주가 상승으로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 심리가 강해진 점도 엔화 매도를 부추겼다.

이날 도쿄 거래소에서 닛케이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065.48(3.92%) 상승한 5만4720.66으로 마감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엔저 옹호 발언 여파 역시 엔화 매도를 부추겼다. 다만 일본 재무상 발언 등으로 외환 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며 엔화 가치 하락폭이 제한됐다.

가타야마 사쓰키 재무상은 이날 각의 후 기자회견에서 엔저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다카이치 총리 발언에 대해서는 "교과서에 나오는 수준의 설명을 한 것"이라며 "나 역시 재무상으로서 전적으로 (총리와) 같은 입장"이라고 밝혔다.

외국환자금특별회계에 대한 다카이치 총리 발언에 대해서도 "엔저의 장점을 강조한 것이 아니며 실제로 그런 취지도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1일 중의원 선거 지원 유세에서 외환 개입을 위해 설치된 외국환자금특별회계의 운용이 "아주 넉넉한 상태(ホクホク·호쿠호쿠)"라며 "엔저라서 나쁘다고들 하지만 수출 산업에는 큰 기회"라고 말했다.

외국환자금특별회계란 일본 정부가 관리하는 특별회계로 한국의 외국환평형기금과 비슷하다. 환율 개입의 기초 자금이 되기도 한다. 자산운용이익 일부가 잉여금으로 일반회계에 편입된다. 엔저 상황에서는 보유한 외화 자산의 운용 이익이 확대된다.

이같은 총리 발언에 대해 엔저로 인한 수입 물가 상승은 언급하지 않고 수출 효과만 강조한 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커졌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 고위 인사들 역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는 과도한 엔저는 중·저소득층과 중소기업에 타격을 줄 우려가 있어 이를 필사적으로 막아야 하는 국면이었기 때문이라고 마이니치신문은 설명했다.

논란이 커지자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2일 X(옛 트위터)에 "엔고와 엔저 중 어느 쪽이 좋고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환율 변동에도 강한 경제 구조를 만들고 싶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엔저를 용인한 것으로 해석하면서 엔화 매도, 달러 매수세가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엔저를 저지한 미일 '레이트체크' 효과가 반감됐다고 지적한다.


앞서 다카이치 총리의 중의원 해산 발표 이후 확장 재정에 따른 재정악화 우려가 커지면서 엔화 가치는 지난달 13일 달러당 159엔까지 떨어졌다. 그러다 미국과 일본 당국이 이례적으로 환율 수준을 문의하는 '레이트 체크'를 단행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지난달 27일 달러당 152엔까지 급격히 상승했다.

가타야마 재무상은 이와 관련 "미일 간 항상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필요에 따라 미국 당국과 긴밀히 공조하면서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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