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손님 수백 명 중 1명"..'배리어프리' 의무화에 뿔난 점주들
파이낸셜뉴스
2026.02.03 16:50
수정 : 2026.02.03 16:50기사원문
지난달 28일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의무 설치 시행
대당 최대 700만원 교체비용 부담에 보조인력 규정까지
"호출벨과 보조 인력을 두라고 하는데 보조인력 인건비를 부담할 바엔 키오스크를 차라리 없애는 게 낫죠."
본지가 지난 2~3일 이틀간 서울 강남 일대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면적 50㎡ 이상) 10여곳을 현장 점검한 결과,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를 운영 중인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투썸플레이스와 메가커피 2곳에 불과했다.
특히 시각장애인이 주문할 수 있도록 음성 안내 기기 및 키패드를 갖춘 곳은 투썸플레이스 한 곳뿐이었다. 메가커피는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화면 높낮이 조절 기능과 고대비 모드 및 호출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만, 시각장애인을 위한 이어폰 및 키패드를 찾아볼 수 없었다.
커피빈은 키오스크 옆에 '주문 도움 요청 가능 매장'이라는 표시가 있었고, 빽다방과 바나프레소, 컴포즈커피는 점자나 키패드가 없거나 높낮이 조절이 불가능한 기존 기기를 사용 중이었다.
50㎡ 미만 매장도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설치를 예외로 둔 대신에 호출벨 설치, 보조인력 배치, QR코드 부착 등을 의무화했지만 이또한 준수하는 곳은 거의 없었다. 프랜차이즈 점주 김모씨는 "인건비를 줄이려고 키오스크를 운영하는건데 보조인력을 두라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며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키오스크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몇 백 명 중 한 명 꼴인데, 굳이 필요한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본사 지침에 따라 호출벨을 구매해야 하는데 호출벨 가격도 7만원이 넘어 저렴한 제품을 별도로 구매할지 고민 중"이라고 털어놨다.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는 장애인이나 고령층을 위해 센서를 이용한 높낮이 조절, 점자 및 키패드 부착, 수어 영상 제공, 색대비 기능을 포함한다. 시행령 개정에 따라 키오스크를 운영하는 기관이나 매장은 키오스크 위치를 음성으로 안내하는 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규정을 위반할 경우 최대 3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다만, 50㎡ 미만 시설, 소상공인 등은 예외 적용 대상이다.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설치 대신 호출벨 설치와 보조인력 배치, QR코드 혹은 점자 설치 등을 병행해야 한다.
현장에서 제도는 겉돌고 있는데 정부 지원마저 늦어지고 있다. 소상공인들은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교체 비용을 50~70%(최대 500만원) 지원 받을 수 있지만, 지원 모집은 오는 3월부터 이뤄질 예정이다.
한 프랜차이즈 매장 관계자는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한 대를 도입하는데 최소 300만원에서 70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며 "여기에 음성 지원과 다국어 지원까지 하면 월 유지비도 상당하고 기존 기기를 교체해야 하는 점이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현장의 준비 상황과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정명령 및 과태료 부과에 대해 관계부처와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제도 안착을 위해 교육, 홍보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security@fnnews.com 박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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