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서 못살겠다" 日도 집값 폭등에 '탈도쿄'
파이낸셜뉴스
2026.02.03 16:08
수정 : 2026.02.03 16:10기사원문
일본 총무성 3일 발표..작년 도쿄도 순유입 1만4066명 감소
4년만에 순유입 감소
도쿄23구 순유입 1만9607명 감소..더 큰 폭 줄어
젊은 층, 집값 및 임대료 급등 탓에 도쿄 인근 도시로 탈출한 듯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지난해 일본 도쿄 순유입 인구가 4년 만에 축소됐다. 도쿄 도심의 아파트 가격과 임대료가 급등하자 높은 주거비를 부담하지 못한 젊은 층이 '탈 도쿄'하면서 유입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총무성이 3일 발표한 '주민기본대장 기반 2025년 인구이동 보고'에 따르면 도쿄도 순유입(전입자-전출자) 인구는 6만5219명으로 전년 대비 1만4066명 줄었다.
다만 여전히 전입이 전출보다 많은 순유입 상태는 유지됐다.
인구 유입이 둔화된 배경에는 주거비 상승이 있다. 특히 도쿄23구의 아파트값과 임대료 상승폭이 커진 것이 '탈도쿄' 흐름을 부추겼다.
부동산 정보업체 '앳홈'에 따르면 전용면적 30㎡ 이하 1인 가구용 임대 아파트의 평균 모집 임대료는 지난해 12월 기준 10만6854엔(약 99만3881원)으로 지난 1년간 1만엔(약 9만3013원) 이상 올랐다. 이는 2015년 집계 이래 최고치다. 30㎡ 이상 주택도 전년 동월 대비 약 10% 올랐다.
부동산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도쿄23구의 신축 분양 아파트 평균 가격은 전년 대비 21.8% 상승해 1억3613만엔에 달했다. 이같은 상승폭은 도쿄23구 외 지역인 가나가와(11.4%), 사이타마(15.8%), 치바(2.7%) 등을 크게 웃돈다.
나카가와 마사유키 일본대 교수는 "주택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그동안 도심으로 유입되던 일정 소득 수준의 젊은 층 유입이 줄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대학생과 신입사원 이동이 많은 3~4월을 제외한 시기에 순유입 감소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도쿄 인근 도시의 전입 수는 감소세가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도쿄권(도쿄도, 가나가와, 사이타마, 치바)의 순유입 인구는 12만3534명으로 전년보다 1만2309명 감소했지만 이 중 가나가와와 사이타마는 오히려 691명, 1089명 더 늘었다. 나카가와 교수는 이에 대해 "도쿄권 외곽 도시가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도쿄로의 인구 유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과거 총무상을 지낸 가타야마 요시히로 다이쇼대 특임교수는 "현역 세대가 임대료가 비싼 도쿄를 기피하기 시작했고 고령자에게도 비용이 많이 드는 도쿄에 있을 장점이 크지 않다"며 전출이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저출산 영향으로 지방에서 상경하는 젊은 층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지금이 도쿄 일극 집중의 막바지 단계일 수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지난해 도쿄 순유입 인구를 연령대별로 보면 20~24세가 5만7263명으로 가장 많았고, 25~29세(2만642명), 15~19세(1만2944명)가 뒤를 이었다.
반면 성 역할에 대한 편견이 남아있는 지방을 벗어나 도쿄로 이동하는 여성 인구는 여전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가타야마 교수는 "지방에는 여성에게 보조적 역할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일을 통해 자기 실현을 원할 경우 도쿄로 간다"며 "젊은 층과 여성에게 선택받지 못하는 지방은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하야시 요시마사 총무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도쿄 순유입 증가폭이 줄어든데 대해 "앞으로 추이를 잘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지방활성화 정책에 대해서는 "일정한 성과는 있지만 도쿄권 일극집중의 흐름을 바꾸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평가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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