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음 커진 건설경기, 중소업체 부실 관리해야

파이낸셜뉴스       2026.02.03 18:35   수정 : 2026.02.03 18:35기사원문
건설투자 외환위기 이후 최대 감소
금융지원과 구조조정 정책 병행을

건설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지방 중소건설사를 중심으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건설업체의 시공 실적은 전년 대비 16.2% 줄었고, 건설투자도 전년 대비 9.9% 감소했다. 시공 실적과 건설투자 모두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지난해 반도체 업황이 호조를 보였음에도 건설업 경기가 부진에 빠지면서 전체 경기 회복세는 더디게 진행됐다.

건설업은 도로·철도 등 인프라 건설과 주택·산업단지 조성 과정에서 철강·시멘트·기계·금융 등 다양한 전방위 산업에 영향을 미친다.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클 뿐 아니라 소비와 투자를 동시에 떠받치는 완충장치 역할도 한다. 한국 경제에서 건설업 경기는 단순한 산업 지표를 넘어 경기의 방향을 가늠하는 핵심 바로미터다. 이런 건설 경기가 위축되면 자금 흐름이 막히고 지역 경제가 직격탄을 맞아 성장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의 건설 경기 부진은 자재비 상승 등으로 건설사의 경영 여건이 악화된 데다 고금리 기조 장기화로 자금조달 비용이 급증한 데서 비롯됐다. 여기에 부동산 경기 침체로 착공과 분양 시기가 뒤로 밀리고 지방 재정 악화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까지 겹쳤다. 그 결과 공공과 민간 모두 투자를 미루면서 건설 물량 감소와 매출 축소, 고용위축이 맞물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지방 중소건설사들은 경기 부진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종합건설업체의 폐업 신고건수는 2024년 641건에서 2025년 675건으로 늘었고, 올해 들어서도 1월 한 달에만 수십개 업체가 문을 닫았다. 더 이상 버티기 힘든 한계상황에 몰린 건설사가 늘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방 건설사와 지방 경제가 곪아 있는 것이 보인다"고 언급한 것도 이런 현실을 반영한다.

건설사들의 잇단 폐업은 개별 기업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경제 전반에 깊은 상처를 남긴다. 지역 고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소건설사가 무너지면 현장 노동자와 협력업체, 자재 납품업체 노동자까지 연쇄적으로 일감을 잃는다. 이는 곧 지역 소비 위축과 상권 침체로 이어져 지방 경제의 체력을 빠르게 소진시킨다. 금융권의 부실채권이 늘어나면 산업 전반의 투자심리도 위축될 수 있다. 건설업 부실을 방치할 경우 경기 하강의 골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일시적인 자금 압박에 처한 지방 중소건설사에 대한 지원은 필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부동산 시장이 불안해진다면 정책 신뢰도는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정부는 고사 위기에 빠진 지역의 주택공급 제도와 금융 지원책을 현실에 맞게 조정하되 경쟁력을 상실한 기업은 질서 있게 구조조정하는 '당근과 채찍'을 병행해야 한다. 시장 안정과 산업 연착륙을 함께 도모하는 균형 잡힌 대응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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