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 달리오 "전세계, 자본전쟁 임박…대규모 물리적 충돌 전조일 수도"

파이낸셜뉴스       2026.02.04 03:14   수정 : 2026.02.04 03:1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창업자인 전설적인 투자자 레이 달리오가 3일(현지시간) 전 세계가 자본전쟁을 앞두고 있다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에 들어선 뒤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자본시장 변동성도 높아졌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달리오는 특히 이런 자본전쟁을 세계대전 같은 대규모 충돌의 전조이자 씨앗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그는 이 자본전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금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돈이 무기가 되는 자본전쟁 임박”


달리오는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정부정상회의(WGS) 연설에서 자본전쟁을 경고했다.

전 세계가 돈을 무기 삼아 무역 엠바고나 자본 시장 접근 차단, 보유 국채를 영향력 확대 지렛대로 삼는 것과 같은 자본전쟁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달리오는 “우리는 이제 그 언저리에 있다”면서 “아직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이 자본전쟁에 꽤나 근접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상태에서는 서로가 상대방을 경계하기 때문에 언제든 전쟁으로 빨려 들어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달리오는 트럼프 행정부가 덴마크령 그린란드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긴장이 고조돼 미 금융 시장이 출렁거렸던 점을 예로 들었다.

그는 유럽인들 사이에는 자신들이 보유한 미 자산 접근이 차단될 수 있다는 ‘공포’가 퍼졌고, 미국에서는 반대로 유럽이 자국 자산을 사들이지 않거나 팔아 치울 것이라는 우려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서로가 상대방을 두려워하는 상황이 연출됐다는 것이다.

씨티그룹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4~11월 미 국채를 사들인 외국인 80%가 유럽 투자자들이었다.

"돈 문제는 늘 중요"


달리오는 “자본, 즉 돈은 늘 중요한 문제였다”면서 “우리는 오늘날 전 세계에 걸쳐 자본 통제를 목도하고 있고, 누가 이를 경험하게 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의 관세전쟁 역시 이 같은 자본전쟁의 일환으로 평가했다. 트럼프가 교역상대국, 정치적 적성국들을 상대로 분노의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가 철회하는 소동을 벌이면서 그때마다 금융시장이 출렁거렸다는 것이다.

달리오는 역사적으로 자본전쟁은 환율, 자본통제를 통해 수행됐다면서 국부펀드, 중앙은행 같은 기관들은 이미 이런 통제에 대비해 준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은 미국이 국제 결제 시스템인 스위프트(SWIFT) 등을 통해 상대국 자산을 동결하는 것을 보고 달러 채권 비중을 줄이고 있다. 탈달러화 움직임이다.

각 중앙은행이 금 매수에 열을 올리는 것도 같은 흐름이다.

또 미 주도의 금융 시스템에서 차단될 때를 대비해 독자 결제 시스템을 만들거나 우방끼리 통화 스와프를 늘리기도 한다.

자본전쟁은 대규모 충돌의 씨앗이자 전조


달리오는 자본전쟁이 터지는 과정을 ‘갈등 고조’ 과정으로 설명했다.

2차 대전의 태평양전쟁을 예로 들었다.

달리오에 따르면 미국은 1940년대 일본의 군사 확장을 막기 위해 경제적 압박을 시작했다. 미국 내 일본 자산을 동결하고, 석유 수출도 금지했다.

일본은 경제적으로 숨통이 조여오자 진주만 공습으로 태평양전쟁을 시작했다.

그는 지금 상황은 당시의 일본이 중국으로 바뀐 것 외에는 당시와 거의 비슷하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막대한 무역흑자를 거두면서 미 달러를 대규모로 보유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 기업의 상장을 폐지하거나 기술 투자를 제한하고 있는 것은 자본이 전쟁의 도구로 사용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중국은 이에 맞서 피해를 감수하면서도 미 채권을 대량 매도할 가능성이 있다. 서로가 칼자루를 쥔 셈이다.

달리오는 무역전쟁이 기술전쟁이 되고, 이것이 자본전쟁으로 번지면 결국 군사력을 동원하는 실제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 사라


달리오는 이런 긴장 속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은 금이라고 강조했다. 투자가 아닌 위험을 줄이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최근 금 가격 급락에도 불구하고 큰 흐름은 바뀐 것이 없다면서 위험회피 수단으로 금을 일정 수준 포트폴리오에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런 점에서 금 가격이 오를지, 내릴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상황이 안 좋아지면 안전자산 금의 가격이 올라 포트폴리오 전체의 손실을 줄일 수 있고, 상황이 좋아지면 금 가격은 떨어지겠지만 다른 자산의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금값 하락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달리오는 중요한 것은 위험이 골고루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갖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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