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50억' 곽상도 1심 공소기각·아들 무죄…"공소권 남용"(종합)
연합뉴스
2026.02.06 16:05
수정 : 2026.02.06 16:11기사원문
2023년 '김만배 뇌물' 혐의 1심 무죄 선고에 범죄수익 은닉 추가 기소 법원 "검찰, 같은 사건을 두 번 기소…피고인에 실질적 불이익" 지적 '퇴직금' 아들 병채씨 뇌물 혐의도 무죄…"범행공모 인정할 증거 없어"
'대장동 50억' 곽상도 1심 공소기각·아들 무죄…"공소권 남용"(종합)
2023년 '김만배 뇌물' 혐의 1심 무죄 선고에 범죄수익 은닉 추가 기소
법원 "검찰, 같은 사건을 두 번 기소…피고인에 실질적 불이익" 지적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대장동 개발사업 민간업자 김만배씨에게서 받은 뇌물 50억원(세금 등 공제 후 25억원)을 은닉한 혐의로 기소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1심에서 공소기각을 선고받았다. '이중 기소'라는 곽 전 의원측 주장을 인정해 검찰의 공소 제기 자체를 부적법하다고 본 것이다.
곽 전 의원과 공모해 50억원을 뇌물로 받은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아들 병채씨에겐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오세용 부장판사)는 6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곽 전 의원에게 공소 기각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김씨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공소 기각을 선고받았다.
공소 기각은 소송조건 흠결이라는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검찰의 공소가 부적법하다고 판단해 선고하는 형식적 종국 재판이다. 기소 절차가 법률 규정에 위반돼 무효, 이중기소, 피고인에 대한 재판권이 없는 때, 친고죄에서 고소 취소가 있거나 반의사불벌죄에서 처벌불원 의사표시가 있을 때 등의 경우에 내려진다.
재판부는 "검사는 피고인들의 선행사건 항소심 절차를 거치는 대신 별도 공소 제기를 통해 1심 판단을 사실상 두 번 받아서 결과를 뒤집고자 하려는 의도를 갖고 자의적으로 공소권을 행사했다"며 "피고인들은 같은 내용에 대해 1심 판단을 두 번 받는 실질적 불이익을 받은 만큼 공소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검찰이 50억원 뇌물 수수·공여 혐의로 먼저 기소했다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사실상 같은 쟁점에 대해 '이중 기소' 했다는 곽 전 의원 측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재판부는 50억원 수수와 관련한 병채씨의 특가법상 뇌물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병채씨가 김씨로부터 퇴직금·성과금 명목으로 받은 50억원이 곽 전 의원의 직무와 관련한 뇌물이라고 볼 수도 없을뿐더러, 병채씨가 아버지의 뇌물 수수 범행에 공모했다고 인정할 수도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곽 전 의원이 하나은행이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잔류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해달라는 청탁·알선 대가로 김씨로부터 50억을 받기로 약속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병채씨의 50억원 수수가 곽 전 의원의 연락 하에 대리인으로서 뇌물을 받았다거나, 곽 전 의원이 직접 뇌물을 받은 것과 동일하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만, 김씨가 2016년 4월 곽 전 의원이 대장동 개발사업 민간업자인 남욱 변호사로부터 불법 자금 5천만원을 받는 데 관여한 혐의(알선수재 및 정치자금법 위반)는 유죄로 인정했다. 공모했다고 인정하긴 어렵지만 방조 혐의에 대해선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김씨가 2016년 11월 곽 전 의원 후원금 명목으로 화천대유 직원을 통해 300만원을 기부하고, 2017년 8월에는 남욱·정영학씨에게 각각 500만원을 기부하도록 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유죄로 인정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곽 전 의원은 이날 선고 후 취재진에 "아들이 받은 돈이 저하고는 관련이 없다"며 "1차, 2차 수사로 재판받는 사이에 5년이 흘렀는데 잃어버린 명예에 대해 어떤 식으로 보상받아야 할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곽 전 의원은 2021년 4월 김씨가 대주주인 화천대유자산관리에서 일하다 퇴사한 병채씨의 퇴직금과 상여금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으나 2023년 2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곽 전 의원이 남 변호사에게 정치자금 5천만원을 불법 수수한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벌금 800만원을 선고했다.
이후 검찰은 같은 해 10월 곽 전 의원 부자와 김씨가 국회의원 직무와 관련해 받은 뇌물을 성과급으로 가장해 은닉했다며 이들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대장동 일당이 설립한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하나은행의 이탈 움직임으로 와해 위기에 처하자 김씨가 이를 막기 위해 곽 전 의원에게 청탁성 뇌물을 제공했다고 봤다. 김씨는 대학 동문이기도 한 곽 전 의원이 검찰 특수통 검사 시절에 만나 교분을 유지해왔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이 김씨와 공모해 2016년 4월 남 변호사로부터 기존 5천만원 외에 금품을 추가 수수한 사실을 파악해 특가법상 알선수재·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곽 전 의원의 뇌물 사건 2심은 이 사건의 진행 경과를 보고 판단하기 위해 심리가 잠정 중단됐다. 곽 전 의원은 이날 판결 내용을 토대로 뇌물 사건 2심에서도 무죄를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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