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몰리는 빅파마 글로벌 임상 '쏠림'에 美 거절도 늘어

파이낸셜뉴스       2026.02.09 09:11   수정 : 2026.02.09 09:11기사원문
美 진출하려면 미국 환자 20% 룰 여전해
최근 中임상 IND, FDA가 거절하는 사례↑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임상시험 무대가 빠르게 해외로 확장되는 가운데, 중국이 최대 수혜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미국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할 경우 전체 임상시험 환자의 최소 20%를 미국에서 모집해야 한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규정이 여전히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어, 기업들의 임상 전략이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

9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미국의 한 바이오 전문지는 지난 2일 맥킨지 보고서를 인용해 글로벌 제약사들이 임상시험을 점점 해외로 확대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 중국이 있다고 설명했다.

맥킨지 보고서는 중국이 초기 신약 발굴 단계부터 임상시험계획(IND) 신청까지 걸리는 시간을 50~70% 단축했다고 분석했다.

병행 개발 프로세스, 촘촘한 계약연구기관(CRO) 생태계, 신속한 실행 문화가 배경으로 꼽힌다. 2023년 기준 중국의 글로벌 임상연구 점유율은 39%에 달하며, 환자 모집과 개발 속도 면에서 미국과 유럽을 앞섰다는 평가다.

하지만 미국 시장의 문턱은 여전히 높다. FDA 규정상 신약 승인을 위해서는 임상시험 참여 환자 중 최소 20%를 미국에서 모집해야 하며, 미국 환자 데이터가 부족할 경우 승인 거부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일라이릴리와 중국 이노벤트의 PD-1 억제제 신틸리맙이다. 이 약물은 2022년 3월 중국 단일 국가 임상 데이터를 근거로 미국 승인을 신청했으나, 미국 환자 데이터 부족을 이유로 FDA 승인을 받지 못했다.

로슈의 컬럼비 역시 기존 가속 승인 적응증 확대를 신청했으나 미국 임상 참여가 충분치 않다는 이유로 거절된 바 있다.

이 같은 사례는 중국 임상이 속도와 규모 측면에서 매력적인 선택지임은 분명하지만, 글로벌 상업화를 목표로 할 경우 FDA 규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최종 관문을 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중국은 초기 개발 단계에서 임상시험과 신약 검증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 보고서에 따르면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MS)의 연구책임자 로버트 플렝지는 중국에서 더 많은 프로그램을 테스트해 임상적 증거를 신속히 확보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중국은 계약연구와 임상 서비스 중심으로 산업을 시작해 미투 신약 개발을 거쳐, 최근에는 독창적 후보물질 개발과 1상 임상 활동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아케소의 PD-1·VEGF 이중특이항체 이보네시맙(ivonescimab)처럼 중국에서 초기 임상을 진행한 뒤 미국 파트너십을 통해 확장하는 모델도 등장했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도 변수다. 미국의 바이오시큐어법은 특정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등 보안·지정학적 요소를 강화하고 있어 다국적 기업들은 전략 수립 시 이를 함께 고려하고 있다.

결국 미국 진출을 노리는 기업이라면 중국 등 해외 임상을 활용하더라도 FDA 기준을 충족하는 설계가 필수적이다. 미국 환자 20% 이상 참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승인 자체가 거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초기 데이터의 재현성에 대한 우려도 존재하지만, 동일한 규제 기준을 적용하면 문제없다는 시각도 있다. 다만 국가별 치료 기준, 의료 인프라, 약물 접근성 차이는 임상 결과 해석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


중국 외 국가들도 임상시험 유치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호주는 1상 임상에서 IND 신청이 필요 없어 빠른 인체 연구가 가능하며 세제 혜택도 제공한다.

한편 한국은 항체약물접합체(ADC)와 세포·유전자 치료제 분야 경험을 바탕으로 병원 연계 R&D 센터와 임상수탁기관(CRO) 인프라를 구축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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