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에게 '똥' 먹였더니.."폐암 환자 80%, 항암제 효과 올랐다"

파이낸셜뉴스       2026.02.09 17:51   수정 : 2026.02.09 17: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건강한 사람의 대변으로 만든 알약이 암 치료제의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9일 6일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캐나다 연구진이 진행한 두 건의 임상시험에서 '대변 미생물 이식(FMT) 알약'이 항암 치료 반응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첫 번째 연구에서 캐나다 웨스턴대 슈릭 의과대학과 런던 보건과학센터 연구소 연구진은 신장암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면역항암제와 FMT 알약을 병용했을 때의 안전성을 평가했다.

이 결과 면역 항암제와 FMT 알약을 함께 투여한 환자들의 3등급 이상 중증 부작용 발생률은 약 50%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면역 항암제 단독 요법에서 보고된 수치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특히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4등급이나 사망에 이르는 5등급의 치명적인 부작용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고, FMT와 직접 관련된 심각한 독성도 관찰되지 않았다.

이어 몬트리올 대학교 병원 연구센터가 주도한 두 번째 연구에서는 FMT 알약이 폐암과 흑색종 환자의 면역 치료 반응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FMT 치료를 병행한 폐암 환자의 80%가 면역 요법에 반응했지만, 기존 면역 치료만 받은 환자들의 반응률은 39~45% 수준에 그쳤다. 흑색종 환자 역시 FMT를 병행한 경우 75%가 긍정적인 치료 반응을 보였으며, 면역 요법만 받은 환자는 긍정적 반응률은 50~58%에 그쳤다.

연구진은 FMT가 장내 환경을 개선해 면역 반응을 방해하는 유해균을 줄이고, 항암 면역을 촉진하는 미생물 구성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개인별 장내 미생물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항암 치료 전략으로 확장될 여지도 제기된다.

이번 임상에 사용된 FMT 캡슐은 건강한 기증자의 대변을 동결 건조해 제조한 것으로, 캡슐 형태로 복용할 수 있어 기존 대변 이식보다 환자 부담이 적다.
연구진은 현재 췌장암과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후속 임상도 진행 중이다.

연구를 이끈 연구진은 "대변 미생물 이식이 폐암 및 흑색종 환자의 면역 요법 효능을 획기적으로 향상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면서 “FMT를 이용해 치료 효과를 높이면서도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면 환자가 항암 치료를 끝까지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고 밝혔다.

이번 두 건의 연구 결과는 지난달 28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에 게재됐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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