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행정통합에 野 "로드맵 있어야"..TK의원 간담회도

파이낸셜뉴스       2026.02.10 20:10   수정 : 2026.02.10 16:53기사원문
송언석 "與행정통합은 권한 이양 없는 빈 껍데기"
지도부, TK의원 긴급간담회 열어 의견 경청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강행하고 있는 행정 통합을 겨냥, '빈 껍데기 통합'이라며 제동에 나섰다. 정부·여당이 대전·충남, 광주·전남 통합을 이끌어가는 가운데, 국민의힘에서 주도한 대구·경북(TK) 통합과 관련해 자당 의원들도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여당의 행정통합법안에 대해서는 반대하되, 온전한 지방분권을 위해 충분한 숙의를 거쳐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를 모은 것으로 파악됐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점식 정책위의장·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 등 지도부 인사들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야당 간사인 서범수 의원은 TK 의원 10여 명과 긴급 간담회를 열고 대구·경북 통합에 대해 논의했다. 간담회는 정부·여당이 행정통합법을 단독 강행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국민의힘의 의견을 관철하기 위해 TK 의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겠다는 취지로 열렸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TK 의원들 사이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분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간담회에 참석한 복수의 의원들에 따르면, 지방정부에 대한 충분한 권한 이양없이는 행정통합이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세·교육·의료 등에 대한 권한이 지방정부에 나눠지지 않으면 이재명 대통령을 위시한 중앙정부의 권한만 강해질 것이라는 우려다. 행정통합이 이뤄지면 해당 지역의 단체장이 줄어드는 것 역시 변수다.

행정통합에 대한 찬성·반대가 아닌 TK 지역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대구를 지역구로 둔 한 의원은 "통합 (여부) 못지 않게 무엇을 받을 수 있고 이룰 수 있는 지에 대해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장과 김 원내정책수석부대표 등 지도부 인사들은 TK 의원들의 의견을 경청했다는 전언이다. 지도부는 이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논의를 더 이어간 뒤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 의장은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대구·경북 통합) 방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야기를 들었다"며 "(정부·여당의 행정통합안이) 제대로 된 지방 분권이냐는 생각을 갖고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TK 의원들 사이에서는 개별법 형태로 통합을 추진하기보다 모든 지역을 포괄하는 '행정통합 기본법'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화한 주호영 의원은 지난 9일 행정통합 입법공청회에서 "각 지역이 개별법으로 통합을 추진하면 내용이 상이하고 특례 조항이 남발돼 지역 간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며 "통합에 관한 기본법을 먼저 만들고 그 틀 안에서 각 지자체의 특수성을 반영한 특례를 두는 방식이 법 체계상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는 정부·여당의 행정통합안에 대해 비판하면서 협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무리하게 입법을 추진하다 보니 충남·대전 등 통합 논의 대상 지역에서 과감한 권한 이양 없는 빈 껍데기 통합이라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며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기한을 정해 밀어붙이는데 어떻게 부작용이 없을 수 있겠나"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상임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방적인 입법 폭주를 중단하고 충분한 의견 수렴과 여야 협의를 통해 신중한 법안 처리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정 의장도 같은 자리에서 "국가의 미래가 걸린 중대한 과제들이 치밀한 전략 없이 일정에 쫓겨 추진돼 매우 유감"이라며 "명확한 로드맵과 비전 없이 추진되는 행정통합은 행정의 효율을 높이긴커녕 행정력 낭비와 지역 간 갈등만 키울 위험이 크다"고 우려했다.


장동혁 대표는 오는 11일 대구에 방문해 행정통합과 관련한 지역 민심을 청취하고 직접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한편, 행정통합 소관위원회인 행안위는 10~11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법안을 검토한 뒤 12일 전체회의에서 법안 통과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졸속 입법'이라며 충분한 숙의를 거쳐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2월 내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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