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었음'인구 278만명으로 최대…한파에 노인 일자리 위축

파이낸셜뉴스       2026.02.11 18:22   수정 : 2026.02.11 18:22기사원문
1월 취업 증가 10만8천명 그쳐
늘어난 폭 13개월만에 가장 작아
15~29세·60세이상 고용난 뚜렷
저성장·규제에 양질 일자리 실종
AI 확산되며 신입채용도 감소세

고용시장의 한파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청년층은 첫 일자리 문턱을 넘지 못한 채 구직 기간이 길어지고 고령층은 공공·노인일자리 공백 속에 노동시장을 떠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할 사람도, 일자리도 함께 줄어드는 '고용 체력 저하'와 함께 양질의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층과 임시일자리로 노동수요가 계속 늘고 있는 고령층의 일자리 양극화도 심화되는 양상이다.

계속되는 저성장과 인공지능(AI) 자동화 확산, 경직된 규제 등에 따른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까지 더해져 가장 약한 고리인 청년층의 고용난이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11일 국가 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자는 121만1000명으로 1년전 보다 12만8000명 늘었다. 실업률은 4.1%로 0.4%p 상승하며 2022년 1월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았다.

연령대별로는 청년층(15~29세)과 고령층(60세 이상)의 고용 부진이 두드러졌다. 청년 실업률은 6.8%로 전년보다 0.8%p 상승해 2021년 이후 1월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60세 이상 실업률도 8.3%로 높은 수준이다.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도 급증했다. 지난달 비경제활동 인구 중 '쉬었음' 인구는 278만4000명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1월 기준 최대다. 60세 이상이 11만8000명(9.9%), 20대가 4만6000명(11.7%) 늘면서 증가세를 이끌었다.

빈현준 국가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은 "한파로 노인일자리 사업이 늦어지면서 고령층이 취업 대신 실업이나 쉬었음으로 이동했다"면서 "청년층도 고용 여건 악화로 구직과 대기 상태가 길어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1월 취업자 수는 2798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10만8000명 늘어 13개월 연속 증가했다. 다만 증가 폭은 2024년 12월 이후 가장 작아 고용 회복세 둔화가 뚜렷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고용 부진이 단기 경기 둔화를 넘어 노동시장 구조 변화와 맞닿아 있다고 진단한다. 기업들이 경력직·수시채용 중심으로 채용 방식을 전환하며 신입 공채를 축소하고 인건비 부담과 불확실성 속에 신규 채용을 최소화하면서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AI와 로봇 자동화 확산으로 단순·반복 업무가 빠르게 대체되면서 초임 인력 수요까지 감소하고 있다. 그 결과 청년층은 취업 진입이 늦어지고 '쉬었음'과 같은 대기 인구가 늘어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정세은 충남대 교수는 "양질의 일자리 감소와 저임금·불안정 고용 확대로 청년과 고령층 모두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쉬었음' 같은 대기 인구가 늘고 있다"며 "규제 완화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공공 부문부터 안정적이고 적정 임금의 일자리를 확대해 노동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심각한 청년 고용난을 알고는 있지만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다만 이달초 이재명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10개 주요 기업인들을 만나 청년 채용 확대를 중요하게 요청한 점은 주목된다. 이 자리에서 대기업들은 올해 청년 5만1600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약속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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