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혁신 과감히 나서달라"...이찬진 금감원장, 은행장 간담회

파이낸셜뉴스       2026.02.12 15:00   수정 : 2026.02.12 15:56기사원문
법률 개정 전 필요한 것부터
가계부채 안정적 관리 당부

[파이낸셜뉴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 20곳의 최고 경영자들에게 과감한 지배구조 혁신을 당부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은행장 간담회에서 "은행권이 먼저 지배구조 혁신에 과감히 나서달라"면서 "조만간 지배구조법 개정안이 마련될 것이지만, 좋은 일이라고 판단되면 미룰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은행장들부터 반드시 필요한 것은 망설임 없이 언제라도 추진하고, 개선이 필요한 것은 반드시 고쳐달라"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지난 1월부터 금융회사 이사회의 견제 기능을 확보하고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금융권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 TF는 △이사회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 △최고경영자(CEO) 승계 절차 △임원의 성과보수체계 등을 논의하고 있다. 금감원은 TF와 논의된 결과로 지배구조법을 개정할 예정이지만, 법안 개정 이전에도 은행권이 자율적으로 지배구조를 손보라고 당부한 것이다.

이 원장은 은행권을 향해 금융소비자 보호와 금융회사 내부통제 강화, 포용금융의 확대 그리고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를 통한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도 당부했다.

이 원장은 "어떤 일보다 소비자보호를 가장 먼저 생각해달라"면서 "견리사의의 자세를 은행 경영의 핵심가치로 삼아 금융상품 설계·심사 및 판매의 全 과정을 ‘소비자보호의 관점’에서 재정비해 달라"고 말했다. 견리사의란 눈 앞의 이익을 봤을 때 의로움을 생각하라는 뜻의 사자성어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 판매로 논란을 빚은 은행권을 향해 당장의 이익을 넘어 소비자 보호의 가치를 중시하라는 지도다.

금감원 역시 '금융소비자보호 개선 로드맵'에 따라 가용한 모든 역량을 금융소비자보호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 원장은 은행권을 향해 따뜻하고 포용적인 금융 환경을 조성해달라고도 했다. 그는 "은행권이 그간 소외받았던 국민들까지 너그러이 포용할 때"라며 "관행적으로 행해지던 소멸시효 연장이 정당한지 다시 한번 살펴봐달라"고 했다. 특히 생계비 계좌와 전세 사기 피해 지원을 위한 ‘장기분할 프로그램 등 민생과 직결되는 채무자 문제에는 적극적으로 개입해달라고 요구했다. 금감원은 매년 은행별 포용금융(서민·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사회공헌 등) 이행체계와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부의 주요 정책 목표인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과 가계부채 관리 역시 화두에 올랐다. 금감원은 생산적인 분야에 대한 자금 공급 노력을 제고해달라고 했다.

이 원장은 "은행권이 손쉬운 이자 장사에서 벗어나 혁신기업과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에 앞장서달라"면서 "생산적 금융은 청년층과 장애인 등 소외계층에 대한 양질의 일자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관련 대출 쏠림으로 인해 혁신기업이나 첨단 제조업, 미래 서비스 산업 등 생산적인 분야로의 자금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금감원도 은행권과 한마음으로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자본 규제를 합리화해 은행의 자금이 생산적인 산업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금감원은 GDP 대비 가계대출 비율의 하향 안정화를 목표로 가계대출 증가율을 경상성장률 이내로 관리한다는방침이다. 자본 규제 역시 바젤Ⅲ 기준을 지키면서도 은행이 주식·펀드 익스포저에 적용하는 위험가중치를 개선(원칙 250%, 예외 400%)한다.
정부의 특정경제 지원 등을 위한 주식·펀드 등에 대한 위험가중치 특례적용 기준을 명확하게 해 은행의 자본부담을 완화해주는 것이다.

이찬진 원장은 AI의 발전과 디지털 전환 등으로 금융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관련 노력도 당부했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은행산업이 생산적 분야에 자금공급을 통해 국가 경제 성장에 기여해야 한다"면서 "은행권이 합심하여 소비자 보호 강화와 지배구조 개선 등을 통해 높아진 국민의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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