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업계 '최대 속도' HBM4 출하…AI 가속기 성능 상한선 높였다

파이낸셜뉴스       2026.02.12 17:01   수정 : 2026.02.12 17:00기사원문
국제 반도체 표준 넘는 최대 13Gbps 속도
기술 초격차 기반으로 HBM4 후속 로드맵도
세계 최초 타이틀 삼성에, SK '물량'에 집중할 듯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12일 세계 최초로 출하한 HBM4는 처리 속도, 전력효율 면에서 모두 세계 최고 성능이다. 최대 13Gbps(초당 13기가비트) 구현이 가능해 주요 고객사 요구 수준(11Gbps)을 크게 웃도는 데다, 입출력단자(I/O) 핀 수가 2배로 늘어난 차세대 구조에서 전력과 발열까지 동시에 제어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메모리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을 결합한 설계 최적화를 통해 HBM 세대 전환의 난제를 선제적으로 풀고, 차세대 AI 메모리 경쟁의 주도권을 선점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속도 '13Gbps', 성능 상한선 높여

삼성전자 HBM4는 국제반도체 표준협의기구(JEDEC) 표준(8Gbps)을 약 46% 상회하는 11.7Gbps의 동작 속도를 안정적으로 확보했고, 최대 13Gbps까지 구현이 가능하다. 이는 주요 고객사가 요구한 기준(11Gbps)은 물론, 전 세대 HBM3E(9.6Gbps) 대비 약 1.22배 향상된 수치다.

삼성전자가 까다로운 고객사 '속도 기준'을 통과하며 세계 최초 양산 출하에 나설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역량을 결합한 설계·공정 통합 최적화가 꼽힌다. 삼성전자는 HBM4에 경쟁사(5세대)보다 앞선 세대인 10나노급 6세대(1c) D램를 적층하고, 파운드리 4나노 공정을 베이스 다이에 적용하는 등 최선단 기술 조합을 선제적으로 구현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메모리부터 파운드리까지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종합반도체회사(IDM)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설계부터 생산, 패키징까지 한 회사 안에서 조율할 수 있어 성능과 양품 비율(수율)을 동시에 끌어올리기 유리하다는 것이다.

전력 효율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삼성전자는 데이터 전송 I/O 핀 수가 1024개에서 2048개로 확대됨에 따라 발생하는 전력 소모와 열 집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코어 다이에 저전력 설계 기술을 적용했다. 아울러 실리콘관통전극(TSV) 데이터 송수신 저전압 설계 기술 적용과 전력 분배 네트워크(PDN) 최적화를 통해 전 세대 대비 에너지 효율을 약 40% 개선했고, 열 저항 특성은 약 10%, 방열 특성은 약 30% 향상시켰다.

삼성전자는 기술 초격차를 기반으로, HBM4 후속 제품 로드맵도 전면에 내세웠다. 이날 HBM4 최초 양산 출하에 이어 HBM4E(7세대)는 올해 하반기 샘플 출하를 예고했고, 커스텀 HBM은 오는 2027년부터 고객사별 요구에 맞춰 순차 샘플링을 시작한다고 공언했다.

1·4분기 HBM4 '3파전' 본격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 타이틀을 선점한 가운데, 올 1·4분기부터 HBM4 시장 경쟁은 본격화될 전망이다. 'HBM 시장 1위'인 SK하이닉스는 시점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지만, HBM3E부터 고객사와 이어온 안정적인 관계와 생산 물량을 바탕으로 HBM 시장에서 우위를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HBM4 공급물량의 약 70%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국제신용평가사 S&P는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주요 경쟁사들이 고성장 고수익 시장인 HBM칩 시장에서 생산량을 늘리고 있어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이 하락할 수는 있으나, 적어도 향후 2~3년 동안은 SK하이닉스의 시장 지위가 크게 약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메모리사 마이크론도 이날 "HBM4를 양산 중이며, 고객 출하를 시작했다"며 최근 불거진 '엔비디아 공급망 탈락설'을 정면 반박했다. 마크 머피 마이크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1일(현지시간) 미국 리서치 기업 울프 리서치가 주관한 반도체 콘퍼런스에서 엔비디아 공급망 탈락을 "부정확한 보도"라고 칭하며, "마이크론은 이미 HBM4 대량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고객사 출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핵심 고객사인 엔비디아로 추정된다.


마이크론이 적극 반박에 나서면서, '2강 체제'로 예상됐던 HBM4 시장이 더 치열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도 단일 벤더(공급 업체)로부터 HBM4를 공급받기 보다는 3사를 경쟁 구도로 묶는 게 유리하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단일 벤더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가격 우위를 가져가기 위해 3사와 긴밀하게 협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정원일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