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체계 손볼까...희비 엇갈린 '퇴직금 분쟁'에 기업들 속내도 복잡
파이낸셜뉴스
2026.02.12 16:49
수정 : 2026.02.12 16:49기사원문
"퇴직금 리스크 커지며 인센티브 줄까 우려돼"
"중소기업은 더 보수적인 자세...양극화 심해질 것"
[파이낸셜뉴스]성과급의 퇴직금(평균임금) 반영 여부를 놓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대법원 판단이 엇갈리면서 기업들의 속내도 복잡해지고 있다. 판례에 따라 같은 이름의 성과급이더라도 취업규칙 등 지급근거와 설계 방식에 따라 기업들의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어서다. 재계에서는 향후 기업들이 성과급 관련 근거와 체계를 전면 재점검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재계 "취업규칙 재검토하는 기업 생겨날 것"
한 재계 관계자는 "일선에서는 1년에 두 번씩 지급돼 온 SK하이닉스의 PI나 삼성전자 TAI가 같은 개념으로 받아들여지는데, 대법원이 판단 근거로 삼은 취업규칙에 명기돼 있는지가 문제가 된다면 어떤 회사가 이걸 넣겠나"라며 "취업규칙에 성과급 내용이 들어가 있는 기업들은 이를 재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향후 성과 제도가 보수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우려도 일부 제기된다. 한 전자업계 직원은 "이렇게 되면 기업들은 명시적으로 성과 제도를 언급하지 않으려 할 것이고, 자칫 퇴직금에 반영될까 인센티브에 대해 보수적인 접근을 취할 수 있다"며 "회사는 물론 근로자에게도 악순환이 될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성과급 체계 보수적으로 바뀔까...근로자도 우려
실제 이번 퇴직금 소송과 유사한 구조의 통상임금 확대 소송에서도 법원의 판결에 따라 기업들이 움직임을 보여 온 선례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복지포인트 제도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앞서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복지포인트 제도를 통상임금으로 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놓은 바 있다. 업계에선 이후 기업들이 복지포인트 제도 확대에 방점을 찍고 임금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송승준 노무법인 인사이트 대표 노무사는 "결국 임금성이 인정되려면 근로와 연관성을 가져야 하는 것이 핵심인데, 복지포인트 관련 판결 이후 일선에서는 복지포인트를 확대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퇴직금 소송에서 쟁점이 된 취업규칙 등을 손보려면 노사 합의가 필요한데 제도 수정을 위한 합의점에 이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판결이 엇갈리면서 노사 갈등이나 기업 간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판결을 보고 노조는 성과급을 퇴직금에 포함해달라 요구하고, 기업들은 취업규칙을 고치려 하는 등 갈등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교수는 "성과급이 잘 한 사람에게 주는 '보너스'가 아니라 임금으로 본다면, 월급을 두 번 받는다는 것"이라며 "삼성전자처럼 사업부라는 개념이 없는 중소기업들은 더더욱 성과급 자체에 보수적인 자세를 취할 것이고 양극화 심해지는 부작용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임수빈 이동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