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3조 던진 외국인, 유턴 필수 조건은 환율·금리·AI

뉴스1       2026.02.16 06:02   수정 : 2026.02.16 06:02기사원문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올해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에서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13조 원 넘게 순매도하며 지수 상승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이를 한국 증시에 대한 추세적 이탈이 아니라, 최근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 등 단기 요인에 따른 흐름으로 보고 있다. 환율과 금리가 안정되고 반도체 업종의 이익 전망이 개선될 경우 외국인 자금의 재유입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평가다.

16일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올해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거래소·넥스트레이드에서 코스피 주식을 13조 4575억 원 순매도했다. 1월에는 3조 5195억 원을, 이달엔 13일까지 9조 9379억 원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지난 5일 하루 동안 코스피에서만 5조 6439억 원어치 주식을 팔아 역대 최대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 투자 대비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부각된 영향이다. 이튿날인 6일에도 3조 6481억 원어치를 추가로 순매도했다.

특히 국내 증시 상승을 주도해 온 반도체·자동차 관련 종목에서 외국인 이탈이 두드러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들어 SK하이닉스를 6조 6097억 원, 삼성전자를 6조 4249억 원 순매도했으며, 현대차도 5조 2773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 물량은 개인 투자자들이 대부분 받아냈다. 개인은 올해 들어 총 13조 9234억 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사상 최대 순매도를 기록한 지난 5일에는 개인이 7조 7996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역대 최대 순매수로 대응했다. SK하이닉스·삼성전자·현대차 등 세 종목에만 총 11조 4254억 원이 유입됐다.

주요 수급 주체인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선 지수 상승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도 흐름을 추세적 이탈로 보긴 어렵고, 차익 실현이나 환율·금리 변동에 따른 일시적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올해 현·선물 도합 20조 원(11일 기준)을 순매도했으나 같은 같은 기간 외국인 지분율은 오히려 36.3%에서 37.1%로 상승했다"며 "즉, 한국증시에 대한 매도 전환이 아닌 포트폴리오 비중을 유지하면서 상승분을 덜어내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 순매도는 한국 펀더멘털 이슈라기보다는 글로벌 금리 변동성과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경계심의 영향이 컸다"며 "실제로 환율과 금리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되기 위해서는 원화 안정과 함께 글로벌 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먼저 완화돼야 한다는 진단이 제기된다. 여기에 반도체를 중심으로 이익 컨센서스 상향 흐름이 이어질 경우, 외국인 자금의 한국 증시 재유입을 촉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센터장은 "외국인 유턴을 위해서는 원화 안정과 함께 글로벌 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 완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신중호 L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 투자 사이클이 지속되는 가운데 반도체 가격 상승 흐름이 유지되는 한편, 한국의 증시 활성화 정책이 추가적인 진척을 보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 인프라 산업은 올해도 초과 수요가 전망돼 반도체 업종의 실적 전망치 상향 흐름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외국인 매도세는 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완화되며 진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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