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두고 의료계 불협화음… 의협 "제도보완 요구" vs 전공의 "졸속증원 반대"

파이낸셜뉴스       2026.02.18 18:14   수정 : 2026.02.18 18:14기사원문
의협, 제도 설계 과정 개입에 집중
전공의 ‘강경 대응’ 독자노선 시사
집단 사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

2027학년도 의대 정원 490명 증원 결정이 발표됐지만, 의료계의 반응은 과거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차분한 분위기다. 대규모 증원안을 둘러싸고 전공의 집단 사직과 의대생 휴학, 교수 집단행동까지 이어졌던 2년 전과 달리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즉각적인 집단행동 대신 우려 표명과 제도 보완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공의들은 강경 대응과 독자 노선을 시사하며 내부 균열 가능성도 제기된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과 의대교수협은 정부의 증원 정책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도 전면 충돌 대신 '실리 중심 대응'에 방점을 찍고 있다. 앞서 정부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2027년부터 2031년까지 5년간 의과대학 정원을 연평균 668명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증원 자체를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교육 인프라 점검, 모집 인원 조정, 향후 감원 가능성 명문화 등 제도 설계 과정에 개입해 협상력을 확보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의대교수협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정원 숫자 논쟁이 아니라 정말 교육이 가능한지를 검증해야 한다"며 증원 자체를 원천적으로 부정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휴학·복귀 인원 등 변수를 반영한 실제 교육 대상 규모, 교수 인력의 교육 역량, 임상실습 수용 능력 등을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검증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전공의들은 이번 결정을 사실상 '졸속 증원'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온라인 임시대의원총회 등을 통해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특히 전공의 내부에서는 의협 집행부에 대한 불신이 공개적으로 표출되고 있다. 김은식 대전협 부회장은 최근 의협 단체 대화방에서 "전공의와 학생들의 뜻과 다르게 증원이 결정됐음에도 집행부는 위기 모면에 급급하다"며 김택우 의협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 직책을 반납했다.

다만 실제로 전공의들이 2년 전과 같은 집단 사직에 나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의료계 내부에서도 투쟁 동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고, 사회적 여론 역시 강경 대응에 우호적이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지난 정부 당시 장기간 집단행동으로 인한 피로도가 누적된 데다, 여론 부담도 적지 않아 강경 투쟁보다 제도 내에서 보완 장치를 확보하는 전략이 우세하다"면서도 "교육 인프라 병목이나 수련 환경 악화가 현실화될 경우 갈등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고 말했다.

한편 개정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 시행으로 21일부터 전공의의 최장 연속 근무시간이 36시간에서 24시간으로 줄어든다. 이를 위반한 수련병원에는 최대 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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