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가르드, ECB 의장 조기 사퇴 계획" FT...스페인, 벌써 출사표
파이낸셜뉴스
2026.02.19 03:20
수정 : 2026.02.19 03:2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조기 사퇴할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의 사퇴 소식이 알려지자 스페인이 벌써 후보를 내는 등 차기 총재 자리를 놓고 유로존(유로 사용 21개국) 각국이 치열한 물밑 경쟁을 시작했다.
극우 막는다
FT는 소식통을 인용해 라가르드가 내년 4월 프랑스 대통령 선거 이전에 ECB 총재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연임이 불가한 그의 ECB 총재 8년 임기는 내년 10월까지다.
라가르드는 2019년 11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에서 ECB 총재로 자리를 옮긴 바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라가르드는 유럽회의론자들이 유럽연합(EU)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 가운데 한 곳인 ECB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이같이 결심했다.
대표적인 EU 회의론자이자 극우 성향인 마린 르펜, 조르당 바르델라 등이 프랑스 대선 여론 조사에서 앞서가고 있어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 물러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자신의 후임을 찾아 ECB에 ‘알박기’를 해두면 극우가 집권하더라도 주요 기구는 혼란을 피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미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를 조기 사퇴시키는 등 주요 공직에 자기 사람들을 미리 배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퇴 시기는 명확하지 않지만 라가르드는 내년 프랑스 대선 이전에 물러나 마크롱의 계획을 돕게 될 전망이다. 올 여름이 유력한 시기로 관측된다.
스페인, 출사표
라가르드의 조기 사퇴가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물밑에서 치열한 후임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공개적으로 출사표를 던진 첫 번째 나라는 스페인이다.
스페인 경제부는 18일 성명에서 “유럽 주요 경제 기구에서 리더십 역할을 추구한다”며 “ECB 내에서 영향력 있고 의미 있는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선언했다.
스페인은 유로존 4위 경제국이지만 28년 ECB 역사상 단 한 번도 총재직을 맡은 적이 없다. 오는 6월 루이스 데 긴도스 부총재가 임기 만료로 물러나면 ECB 집행위에 스페인 출신은 단 한 명도 없게 된다.
스페인 VS 네덜란드
현재 라가르드 후임으로 거론되는 가장 강력한 후보는 전직 중앙은행 총재 두 명이다.
스페인 중앙은행 총재를 지낸 뒤 국제결제은행(BIS) 사무총장으로 자리를 옮긴 파블로 헤르난데스 데 코스가 선두 주자다. 이코노미스트들이 가장 선호하는 후보로 원만하고 외교적인 성격과 학술적 전문성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다른 인물은 클라스 크노트 네덜란드 중앙은행 전 총재다. 라가르드가 공개적으로 지지를 표명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독일의 통화 정책 철학과 가까운 인물로 평가 받는 매파로 유명하다. 다만 최근에는 유연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독일과 프랑스
유로존 양대 경제국인 프랑스와 독일은 총재 자리보다는 수석 경제학자 자리에 욕심을 내는 것으로 보인다.
프랑크푸르트에 ECB 본부를 품고 있는 독일은 EU 집행위원장이 이미 자국 출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옌이라는 점 때문에 ECB 총재까지 맡기는 무리라고 보고 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올 여름께 라가르드 후임자를 정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수아 빌러루아 드 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전 총재가 후보로 거론된다.
그러나 독일과 프랑스 모두 총재보다는 수석 경제학자 자리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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